잡아야 할 이유 분명해진 또다른 FA 이현승

기사입력 2016-11-15 20:36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5대1로 2차전에 승리한 후 두산 이현승이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30.

두산 베어스가 15일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주장' 김재호(31)와 계약을 했다. 계약금 20억원, 연봉 6억5000만원, 인센티브 4억원 등 총액 50억원이다. 구단은 일찌감치 "대체 불가 선수"라는 뜻을 밝혔고, 두 번째 만남에서 속전속결로 협상을 끝냈다. 이제 시선은 투수조 '조장' 이현승(33)에게 쏠린다. 구단은 김재호와 마찬가지로 빠른 시간 안에 계약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이현승은 올 시즌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개막부터 5월까지 1승 15세이브로 뒷문을 완벽히 틀어 막았다가 6월 8경기에서 2승3패 8.64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7월 6경기에선 다시 4세이브로 부활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 구위가 아니라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도 "한 창 좋았을 때 이현승의 몸쪽 슬라이더, 바깥쪽 체인지업은 도저히 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예리한 맛이 사라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4차전에서 38개의 공을 던지며 2⅔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 하는 등 난공불락의 피칭을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성적은 3경기 3⅔이닝 무안타 무실점. 시리즈에 앞서 "감이 왔다. 몸 상태도 아주 좋다"던 그는 공격적인 모습을 되찾았다. 그 결과 WBC 최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작년 프리미어12에 이은 또 한번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은 당연히 그런 이현승을 반드시 잡겠다는 방침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재감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리더십이 있다. 그는 김태형 감독이 시즌 전 주장 완장을 채울까 진지하게 고민했을만큼 후배를 잘 이끈다. 평소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등 허물없이 지낸다.

팀 마운드 사정상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두산은 우완 불펜 자원 윤명준이 내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뛴다.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다. 또 이용찬이 15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내년 5월께나 뛸 수 있다. 빠르면 개막 엔트리 진입이 가능하나 늦으면 5월을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올 전반기 엄청난 활약을 한 정재훈도 오른 어깨 통증으로 내년 복귀 시점을 가늠할 수 없다. 이현승 없이 필승조를 꾸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김태형 감독도 앞서 "내부 FA들이 꼭 잔류했으면 한다"고 했다.

조만간 구단 관계자와 만나는 이현승은 "당연히 좋은 코칭스태프, 좋은 선후배들, 좋은 프런트들과 계속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입장 차가 크지 않다면 바로 계약하고 싶다"면서 "내년에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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