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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예비 FA파·연임파·자청파' 10개 구단 주장 트렌드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20:59


생애 처음 주장을 맡게 된 KIA 김주찬. 스포츠조선DB

연임하는 LG 주장 류제국. 스포츠조선DB

주장 선임을 보면 그 팀을 알 수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에 돌입해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9개 구단은 새 시즌 선수단 주장을 확정했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중인 SK는 최 정과 이재원을 주장 후보에 올렸다. 곧 트레이 힐만 감독과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에서 합격점을 받은 선수가 주장을 맡는다.

'캡틴'을 결정한 9개 구단도 선출 유형이 나뉜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선수를 주장으로 낙점해 1석2조를 노리는 팀이 있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임을 확정한 팀도 있다. 또 스스로 연임을 자청한 선수도 있다. 주장을 보면 올 시즌 그 팀의 목표를 파악할 수 있다.

▶'예비 FA' 효과를 기대해 : KIA, 한화, 삼성

KIA 타이거즈 김주찬과 한화 이글스 이용규,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는 FA를 앞두고 주장을 맡았다. 지난 2013시즌을 앞두고 FA로 KIA에 이적한 김주찬은 생애 처음으로 '캡틴'이 됐다. 동갑내기 친구 이범호가 지난 3년 동안 주장을 맡아 고생했고, 김기태 감독의 강한 추천이 있었다. KIA는 이번 겨울 야심차게 내외부 FA와 계약해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김주찬의 어깨도 무겁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 직접 이용규를 주장으로 낙점했다. 지난해 선수단 주장은 정근우였다. 김성근 감독은 "이용규 본인 마음, 선수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근성이나 리더십 등을 감안하면 이용규만 한 선수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용규 역시 두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주축 선수로서 개인과 팀 모두 동기부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삼성은 다소 파격적이다. 1990년생으로 아직 20대인 김상수가 주장 완장을 찼다. 이 역시 김한수 감독의 생각이 담겨있다. 김 감독은 팀 내 고참 선수들과 상의 끝에 김상수에게 주장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김상수는 지난해 슬럼프 시즌을 보냈다. 생애 첫 FA를 앞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잘했으니 한 번 더! : LG, 넥센, 두산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팀 중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LG 트윈스는 자연스럽게 연임이 결정됐다. 두산은 지난해 '예비 FA'였던 김재호가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잔류에 성공했다.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맺은 그는 다시 한번 주장을 맡았다. 기대치는 지난해보다 더 높아진 상황.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차출된 그는 팀 안팎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넥센도 서건창(28)이 주장을 계속 맡는다. 지난해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주장에 선임된 서건창은 올해 재투표나 특별한 절차 없이 물 흐르듯 주장을 이어서 하게 됐다. 10개 구단 중 평균 연령이 가장 어린(2016년 25.6세) 선수단 구성을 생각하면, 젊은 주장이 잘 맞는다.

LG 역시 '베테랑' 류제국이 다시 팀을 이끈다. 류제국은 지난해 주축투수로서 임무를 수행했다. 13승11패-평균자책점 4.30. 후반기 들어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포스트시즌 활약도 빼어났다. 국내 복귀 후 최고 성적이다. 팀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면서 기쁨을 두배로 누렸다. 류제국은 지난해 연봉 1억8000만원에서 올해 3억50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LG가 성적과 리빌딩,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캡틴'의 역할이 중요하다.


롯데 주장 이대호. 스포츠조선DB
▶콕 찍었다 : 롯데, NC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에는 변화가 있었다. 롯데는 '간판스타' 이대호가 복귀하자마자 주장을 맡았다. 조원우 감독의 선택이었다. 롯데는 2012시즌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부진한 성적은 팀 분위기와 흥행 침체로 이어졌다. 이대호에게 주장을 맡긴 것은 롯데의 활기찬 분위기를 다시 찾고,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대호 역시 "예전에는 무서운 선배였지만, 이제는 부드럽게 후배들에게 다가가겠다. 함께 웃으며 야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NC는 지난해 이종욱에 이어 박석민이 완장을 찼다. 고참 선수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박석민도 FA 이적 이후 두번째 시즌을 맞았다. 팀의 중심 선수로서 주장을 맡을 때가 됐다는 판단이 깔렸다. NC의 '맏형' 이호준이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박석민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이대로는 못 물러나겠다 : kt

kt 위즈 주장 박경수는 연임을 자청한 케이스다. 지난해 선수단 주장을 맡았지만, 스스로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한 번 더'를 외쳤다. 박경수가 지난해 김진욱 감독 취임식에서 "올해 제가 다시 주장을 맡아도 되겠습니까"라고 돌발 질문을 던졌고, 김 감독이 "더 활기차게 변할 자신이 있다면 좋다"고 수락했다.

박경수는 "지난해를 돌아보니 내가 주장으로서 한 역할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억울해서 이대로는 못 물러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주장을 맡을 선수에게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임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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