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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끝, 더 큰 혼돈에 빠진 LG 외야 경쟁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3-26 20:29


2017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시범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두산 류지혁의 우전 안타 때 2루주 주자 황경태를 홈에서 잡아낸 LG 이천웅이 이형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3.26.

시범경기를 치르면 어느정도 정리가 될 줄 알았는데, 끝나고 나니 더 혼란스러워졌다. LG 트윈스 외야 경쟁 얘기다.

LG는 26일 두산 베어스와의 마지막 경기 5대4 승리를 끝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시범경기는 너무 잘해도, 너무 못해도 안된다. 딱 반만 이기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던 양상문 감독이었는데 이런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선수들은 5승2무5패 성적을 남겼다.

마지막 두산전 히어로는 유희관을 상대로 3점홈런을 날린 이형종과 마지막 동점 위기에서 레이저 송구로 홈 보살을 성공시키 이천웅이었다. LG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을 계속 이어가게 해줄 활약들이었다.

LG는 시범경기 개막 전 미국 스프링캠프 현지에서부터 경쟁 열기가 뜨거웠다. 그 중 가장 치열한 곳이 바로 외야였다. 주전 자리는 딱 3자리 뿐인데, 무려 8명의 선수(이병규 김용의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 문선재 임 훈 안익훈)가 개막 엔트리 입성을 목표로 땀을 흘렸다.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는 어느정도 주전 윤곽이 정해진 듯 했다. 좌익수 이병규-중견수 김용의-우익수 채은성이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리드오프로 자리잡은 김용의와 중심타자로 거듭난 채은성은 어느정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병규가 캠프에서 완벽한 몸상태를 보이며 양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시범경기 초반 계속해서 기회를 얻었다. 그런 가운데 이천웅은 컨디션 난조, 안익훈은 손목 통증으로 1군에 합류하지 못하며 낙오하는 듯 했다.

하지만 복병들이 무서웠다. 이형종은 시범경기 3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홈런 공동 1위. 이형종은 현재 외야 선수들이 가장 경계하는 다크호스다. 채은성은 "형종이가 가장 무섭다. 방망이 컨디션도 좋고,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외야수 중 어떤 선수도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컨디션 난조를 극복하고 시범경기 막판 복귀한 이천웅도 이를 악물고 뛰는 모습으로 양 감독을 만족시켰다. 지난 시즌 좌익수로만 주로 뛰던 이천웅은 이번 시범경기 우익수로도 자주 나서며 출전폭을 넓혔다. 양 감독은 "일단 오지환이 2번으로 나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이천웅이 있다고 한다면 지환이가 5~6번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후반기 김용의-이천웅 테이블세터로 재미를 봤던 LG다.

임 훈도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시범경기 18타수 8안타 타율 4할4푼4리를 기록했다. 타격감이 매우 좋았다. 경쟁에서 지지 않겠다던 문선재도 19타수 7안타 3할6푼8리로 선전했다. 문선재는 외야수 중 가장 빠르다. 같은 백업 역할이라면 대주자로서 활용도가 높은 문선재가 유리하다.


변수는 이병규다. 시범경기 23타수 3안타 타율 1할3푼으로 부진했다. 이병규의 부진에서부터 더 큰 혼란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열심히 한 선수를 믿고 기회를 주는 양 감독이기에 당장 이병규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막 후에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눈에 불을 켜고 야구를 하고 있는 다른 경쟁자들이 좌익수 자리를 가져갈 수도 있다.

일단 LG의 개막전 외야진은 김용의, 채은성까지는 확정으로 보인다. 좌익수도 양 감독 스타일상 이병규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하지만 개막전 상대 넥센 히어로즈 선발이 좌완 앤디 밴헤켄이라고 하면 감이 좋은 이형종이 좌타자들을 대신해 전격 선발 출전할 수도 있다. 양 감독은 이형종의 활용에 대해 "김용의가 좌투수에 약하고, 체력 관리도 해줘야하기 때문에 1번 타순에 플래툰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일단, 개막 엔트리에는 선발 투수들이 다 들어오지 않기에 1~2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엔트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1주일 후 선발투수들이 모두 들어오면 외야진은 많아야 4~5명이다. 그 때부터는 주전이 아닌 1군 생존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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