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이 부진하면 팀 분위기가 살아나기가 힘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롯데의 홈경기 평균 관중은 1만2473명으로 4위에 처져 있었다. 40%의 관중 증가율이 1년새 확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 중심에 돌아온 4번 타자 주장 이대호가 있다. '이대호 효과'는 비단 흥행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팀 성적의 절반은 이대호의 활약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시즌 초반 9승5패, 롯데가 이렇게 탄력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대호의 영향력이 깊고 폭넓다는 방증이다.
17일 현재 이대호는 타율 4할6푼, 5홈런, 12타점, 1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 8개 부문 가운데 타율, 홈런, 득점, 출루율, 장타율, 최다안타 등 6개 부문 1위다. 타격 7관왕에 올랐던 2010년 '그 시절'의 포스를 되살려냈다. 롯데 팬들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대호는 이대호'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롯데만큼 주장의 영향력이 큰 팀도 없다. 조원우 감독의 얘기대로 덕아웃 분위기도 이대호가 주도하고 있다. 주장이 잘 하고 있으니 후배들은 덩달아 신이 날 수밖에 없다.
조성환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는 무인도에 갖다 놓아도 살아남을 선수인데, 잠시 떠나있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일본과 미국에서 좋은 투수들의 공을 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쉽게 적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롯데가 지금 잘하는 게 이대호 효과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대호 혼자 롯데를 이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롯데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많다. 경험 적은 젊은 선발진과 기복이 심한 불펜진 등 마운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또한 타자들 가운데 부상 위험을 안고 있는 선수들도 많다. 조 위원은 "대호보다는 후배들, 젊은 투수들에 달려있다고 본다. 타자들은 이대호를 보고 배우는게 있어야 하고, 젊은 투수들이 시즌을 어떻게 버텨내는가가 사실 롯데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어쨌든 롯데는 150억원을 주고 불러들인 이대호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으로서 방향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점에 무척 고무돼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