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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로맥이 LG 트윈스에 입단했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을까.
로맥을 보며 생각나는 팀이 LG 트윈스다. LG는 시즌 초반 선두권에서 순항하다 최근 타선의 극심한 부진으로 5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부진이 뼈아팠다. 시즌 타율 2할7푼6리 7홈런 30타점. 기록만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5월 중순부터 타점 생산 능력이 뚝 떨어졌다. 장타력과 득점권 타율도 마찬가지. 안그래도 장타자가 부족한 LG인데, 히메네스가 중심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자 팀 타선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히메네스와 팀 성적이 동시에 떨어진 5월 말부터, 조심스럽게 히메네스 교체 여론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팀 적응과 친화력 등에서는 1등이지만, 외국인 선수가 그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과 LG는 늘 히메네스를 감쌌다. 3루수비까지 해주는 이런 중장거리 타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LG 뿐 아니라 외국인 타자 교체를 고려하던 다른 팀들도 "선수가 없다"며 교체를 주저했고, 현재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로맥은 전형적인 거포 자원이다. 1루, 3루, 외야 등 여러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지만 수비력은 냉정히 좋지 않다. 오직 방망이 하나만 보고 SK가 선택했다. 그렇다면 로맥이 LG에 입단했다면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을까. 한 야구 전문가는 "외국인 타자는 낯선 한국 무대 적응 여부가 실력보다 중요하다. 로맥도 데뷔하자마자는 애를 먹는 것 같더니, 홈런이 나오기 시작하자 기세를 탄 경우다. 홈구장 인천과 다른 원정 구장에서 홈런이 나오며 좋은 흐름을 탔다. 하지만 잠실을 홈으로 썼다면 지금과 같은 흐름을 탈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LG가 히메네스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를 뽑을 때 장타력에 수비 능력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런 선수는 찾기 힘들다. 비시즌에도 영입하기 어려운데, 미국 시즌이 들어간 상황에서는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로맥과 같은 타격 위주 선수를 영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타자가 LG라는 팀에 곧바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는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LG의 외국인 타자 대체 영입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아무리 장타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무작정 거포형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힘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목부상을 당한 히메네스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5일 발표 예정이던 왼 발목 상태에 대해 LG는 발표를 6일로 미뤘다. 크로스 체크를 했는데, 어떤 병원에서 심각한 상태라는 진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못하면, 치료 기간이 1달 넘게 길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LG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