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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프로20년 마감 최영필 "1이닝 못버티니 옷벗는게 당연"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06-05 09:53 | 최종수정 2017-06-09 18:01

KIA 타이거즈 최영필. 스포츠조선DB


의외로 담담했다. 현역 최고령투수 KIA 타이거즈 최영필(43)은 은퇴를 결정한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1이닝을 못 막으면 언제든지 그만두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이제 한계인 것 같다. 역량도, 마음도 미치지 못했다. 옷을 벗는게 맞는 것 같다."

최영필은 이달초 2군으로 내려가기전 김기태 감독을 만나 은퇴의사를 밝혔고, 구단과도 면담을 마쳤다.

최영필은 "그동안 긴 세월 감사하게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힘든 때도 있었고, 웃을 때도 있었지만 늘 그렇게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최영필은 올시즌을 2군에서 시작해 지난달 31일 1군에 뒤늦게 콜업됐으나 2경기에서 구원등판, 1⅓이닝 동안 3실점으로 부진했다.

1997년 현대 유니콘스 1차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최영필은 현대-한화-SK-KIA를 거쳤다. 방출과 일본 독립구단 등을 거치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2014년 KIA로 오면서 제3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2014년 40경기 4승2패14홀드 평균자채점 3.19, 2015년 59경기 5승2패10홀드 2.86, 2016년 54경기 4승3패2세이브 10홀드 3.61로 불펜 버팀목이 됐다. 프로 20년 통산 50승63패16세이브 58홀드,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갑작스런 시즌 중 은퇴결정이다.


▶언제든 1이닝을 제대로 못 막으면 현역생활을 정리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이제는 타이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한다. 추격조부터 치고 올라가서 내 자리를 만들어야 하지만...... 냉정한 현실을 안다. 솔직히 이걸 이겨낼 수 있는 몸과 마음이 이제 안된다. 빨리 정리하는게 모양새가 나을 것 같았다.

-아들(최종현·21, 경희대 3년)과 프로에서 같이 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는데.

▶희망사항이었는데 이제 어렵게 됐다. 긴 세월이었다. 감사할 부분이 참 많다. 구단에서도 지금 내 입장을 잘 알기 때문에 은퇴 이야기를 꺼냈을 때 금방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올시즌 컨디션이 나쁘진 않았지만 생각만큼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2군행 등 이런 것으로 기분 나빠할 나이는 아니다. 갑작스런 결정도 아니고 언제나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다. 후배들 보기도 부끄럽고.

-향후계획은.

▶여전히 KIA소속이다. 보직에 상관없이 어떤 역할이든 주어진다면 팀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 올시즌 남은 기간 동안 팀과 후배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열심히 후배들한테 전해주고. 그럴 생각이다. 늘 부족했지만 격려해주고 힘을 주신 KIA팬들과 타이거즈 구단, 김기태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후배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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