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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11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전. 두 팀이 맞붙으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시리즈 마지막날, '신 라이벌전'답게 다이내믹했다. 한데 경기외적인 요소로 인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문제는 2분간 중단된 뒤 경기흐름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점이다. 잘 던지던 권 혁은 갑자기 밸런스를 잃었다. 조동찬에게 중전안타, 7번 김정혁에게 중전안타, 8번 대타 김헌곤에게는 몸에맞는 볼을 내줬다. 1사만루 위기. 네번째 투수 심수창이 마운드에 올랐다. 9번 이지영의 타구는 좌익수 방면 안타성. 한화 좌익수 이성열이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잡아냈다. 하지만 3루주자가 태그업하며 4-4 동점이 됐다.
한화는 1사 1,2루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대재앙이 기다리고 있었다. 1번 박해민의 타구는 제법 컸지만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 하지만 한화 중견수 장민석은 처음에는 왼쪽으로 이동하다 몇발짝 뒤로 물러서다 쉽게 잡을 수 있을 것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박해민은 실망한 듯 고개를 떨궜다.
경기에 방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범한 한 관중의 개념없는 행동이 가져온 커다란 나비효과. 권 혁이 좀더 잘 던지고, 수비 시간이 길어져도 장민석이 좀더 집중했으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야구는 이처럼 민감하다. 한화는 그렇게 4대7로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