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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도전받는 손주인, 그래서 그는 더 강해진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6-20 10:33



'기회는 실력으로 쟁취하는 것이다.'

LG 트윈스 손주인의 개인 SNS 자기소개칸에 새겨진 문구다. 이 한 마디로 모두 설명되는 게 손주인의 야구 인생이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 강팀 삼성에서 백업 내야수로만 뛰어온 손주인.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게 됐고, 2013년 팀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하며 LG의 11년 만의 가을야구 숨은 공신이 됐다. 리그 최고 수준의 2루 수비와 강력하지는 않지만 팀 배팅이 가능하고, 2할 중후반대 타율을 기록해주는 손주인은 팀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매 시즌 마음을 놓고 야구를 할 수 없었다. 낼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해도 늘 시즌 초반 후배들이 그의 자리를 노렸다. 코칭스태프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다. 2014년 120경기에 출전해 2할9푼의 타율을 기록했는데, 2015 시즌 박지규라는 경쟁자가 등장했다. 초반 박지규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갔지만, 결국 경험 부족을 드러냈고 손주인이 빈 자리를 착실히 메웠다. 2016 시즌에는 정주현이라는 선수가 나타났다. 공격력이 강점인 선수. 개막전 주전 자리는 커녕,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정주현도 수비 불안을 보였고, 결국 2루는 다시 손주인의 차지가 됐다.

손주인은 지난해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2리를 기록했다. 생애 첫 3할, 100안타 돌파라는 값진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도 손주인의 자리는 고정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FA 보상선수로 최재원이라는 돌이 굴러들어왔다. 최재원 역시 수비보다는 공격력이 강점인 스타일. 시범경기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또 시간이 흐르니 결국 2루는 손주인의 무대다. 최재원은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러니 또다시 강승호라는 유격수 자원이 2루 자리에 투입된다. 정말 끝없는 시련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 손주인이 최근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15일 두산 베어스전 2안타 2타점 경기를 하더니,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4안타를 몰아쳤다. 2루타 2방으로 타점 2개를 올렸다. 승부처 중요한 순간 손주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18일 KIA전에서 또 4안타를 쳐냈다. 역전 결승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도 있었다. 타점 3개, 득점 3개로 LG의 극적인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18일 KIA전까지 최근 10경기 타율 4할8푼3리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공포의 9번타자다. 내야수 치고 느린 발이 약점이라고 지적받았는데, 15일 두산전 1루에서 홈까지의 전력 질주와 KIA전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그 안좋은 이미지도 불식시켰다.

손주인은 최근 상승세에 대해 "연습의 결과가 조금 나온 것 같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손주인의 체력 안배 차원도 있지만, 공격력 강화 차원에서 손주인이 선발 제외되는 경기들이 있는데 손주인은 이에 대해 "선발로 빠진다고 낙심하는 게 아니라, 그 경기는 연습을 더 한다. 시합에서 쓸 체력을 연습에 투자하는 것이다. 미친 듯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러면 머릿 속에서 그리던 나만의 타격 밸런스를 실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훈련을 통해 내 것에 대한 확신을 얻고, KIA 3연전에 임했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손주인은 "야구를 하면서 내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운동한 적은 단 한 순간도 없다. 앞으로도 똑같이 하겠다. 개인 기록을 챙기기보다는, 항상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끝까지 가져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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