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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넘어 과학으로 통했던 두산 베어스 유희관의 '한화 놀이'가 5년만에 막을 내렸다. 한화 이글스에게 유희관은 '천적'이었다. 시속 130km 언저리의 직구를 뿌리는 유희관이지만 한화 타자들에겐 LA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만큼이나 까다로운 투수였다.
이전까지 유희관은 2013년 5월 19일 대전 경기이후 한화전 11연승을 기록중이었다. 한화를 상대로 통산 22경기에서 11승무패를 기록했다. 선발로는 16경기에서 10승무패. 유희관은 2013년부터 선발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고마운' 한화와의 인연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전날까지 유희관은 본격선발로 돌아선 지 5시즌 동안 63승29패를 기록했다. 그중에서 무려 11승을 한화로부터 따낸 셈이다.
올해는 양상이 조금씩 바뀌었지만 유희관은 흔들릴지언정 꺾이진 않았다. 지난 4월 1일 잠실 한화전에서 5⅓이닝 8안타(1홈런) 4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하지만 승패없이 물러났다. 올시즌 두번째 만남인 6월 1일 경기에선 7⅔이닝 11안타(2홈런) 6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승리투수가 됐다. 못던지면 두산 타선이 도와줬다.
세번째 만남인 6월 30일 경기에선 6이닝 9안타(3홈런) 7실점을 무너지고도 패전 멍에를 지지 않았다. 세차례 한화 타선에 공략 당한 뒤 4번째 만남이었던 지난달 22일. 유희관은 다시 천적의 모습을 되찾았다. 7이닝 7안타 1실점으로 올시즌 한화전 첫 퀄리티 스타트로 1승을 추가했다. 한화로선 다시한번 유희관이라는 벽에 막혔던 셈이다. 기어이 5번째 만남에서 한화 타자들은 유희관 공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희관을 상대로 통산 2할4푼대를 쳤던 김태균은 이날 3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공격 선봉에 섰다. 1회 연속 3안타, 3회 송광민의 투런, 5회 연속 3안타 등 유희관을 상대로 몰아치기 응집력을 선보인 것도 고무적이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