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이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이어가면서 주무기로 사용한 컷패스트볼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BO리그서 커터를 가장 잘 던지는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147~148㎞짜리 직구와 140㎞ 안팎의 커터를 섞어 던지며 최고의 마무리 대열에 올랐다. 두 구종의 구사 비율은 비슷하다. 특히 손승락의 커터는 좌타자를 상대로 더욱 위력적으로 작용한다. 몸쪽으로 떨어지는 커터에 좌타자들은 헛스윙하기 일쑤다. 올해 손승락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5푼3리로 우타자 피안타율(0.274)보다 좋다.
지난 8일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손승락은 5-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3세이브를 기록했다. 이 부문 선두인 NC 다이노스 임창민에 1개차로 다가섰다. 손승락은 1사 1루서 좌타자 로하스를 141㎞짜리 몸쪽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우타자 윤석민을 146㎞짜리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기 들어 이날까지 11경기에서 8세이브를 추가했고,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커터의 위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
LG 트윈스 류제국도 커터를 사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류제국도 커터를 배운 지 얼마 안된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커터를 던지기 시작했고, 올시즌 본격적으로 주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직구 구속이 130㎞대 후반으로 떨어지면서 변화가 필요했고, 마침 경헌호 투수코치의 권유로 커터를 가다듬었다. 류제국의 커터는 130㎞대 중반에서 형성된다. 직구와 비교해 구속 차이가 거의 없다. 대신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좌타자 몸쪽으로 휘는 게 여간 까다로운 구종이 아니다.
커터는 슬라이더나 커브처럼 널리 보급된 구종은 아직 아니다. 그만큼 배우기가 쉽지 않고 실전에서 위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것'으로 만들면 이만큼 좋은 구종도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