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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범호(36)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좋은 동료, 좋은 팀, 좋은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올해는 하늘이 주신 기회다"며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범호는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다음 해인 2000년 입단했다. 한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KIA 소속으로 18년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동안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범호의 동갑내기 팀 동료 김주찬도 프로 18년 만에 첫 우승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다.
정교한 타격 능력에 장타력을 갖춘 김태균(35)은 2001년 한화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줄곧 중심타자로 활약해 왔다. 개인 성적은 늘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통산 타율 3할2푼대를 유지하면서, 타격 홈런 출루율 등 타격 부문 주요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런데 김태균이 입단한 후 한화는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1999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2010년대 들어선 꼴찌 단골팀이었고,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최근 몇 년간 의욕적으로 이뤄진 투자도 결실을 보지 못했다. 현재로선 우승이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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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38)이 입단한 2002년 이후 LG는 10년 가까이 암흑기를 겪었다. 소속팀이 부진에 허덕일 때도 박용택은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하면서 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를 잡아갔다. 그는 올해 통산 2100안타를 돌파했다.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는 통산 최다안타(2318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선수 개인으로 보면 명에로운 일이다. 그러나 초특급 기록에 팀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면, 'LG'가 빠진 '박용택' 개인만 남게 된다. 1994년 KBO리그 챔피언 LG는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김태균 이대호 박용택은 30대 중후반 베테랑이다. 냉정하게 보면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지나 서서히 내려가는 시기다.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통산 기록이 중요하고 명성에 걸맞은 개인 성적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팀이 먼저다. 과연 이들은 선수 은퇴를 하기 전에 우승을 맛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메이저리그에선 요기 베라가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ON 타선'을 구축해 요미우리 자이언츠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나가시마 시게오, 오 사다하루는 11번씩 샴페인을 터트렸다. 또 해태 타이거즈 좌완 투수 김정수는 8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