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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를 둘러싼 분위기가 복잡 미묘하다.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다 8월중순 이후 2위 두산에 쫓기고 있다. 24일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전은 폭우로 우천취소됐다. 이날 추격자 두산은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짜릿한 뒤집기 6대5 승리를 거뒀다. 이제 승차는 3게임이다.
최근 들어서는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자랑했던 '마법 방망이'가 낯설게 느껴진다. 몇몇 선수의 슬럼프가 아닌 타선 전체가 집단 무기력증을 앓고 있다. 마운드도 걱정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선수단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24일 비가 오는 와중에서도 코치들과 선수들은 경기전 연습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자주 웃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만면에 웃음을 띄며 덕아웃을 분주하게 오갔다. 이범호는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보며 "내 마음 같다"며 우스갯 소리도 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3리에 불과한 이범호. 특유의 자신감과 여유가 있기에 가능한 농담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24일 "5연패는 없었다. 처음 위기를 맞은 셈이다. 어느 팀이나 위기는 있다. 우리에게도 위기가 왔다. 이겨내야 한다. 다만 중요한 시기여서 좀 아쉽다"고 말했다. 순위 다툼은 막판으로 갈수록 치열해진다.
KIA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와 내고도 지난 22일과 23일 롯데 자이언츠에 2게임을 모두 내줬다. 에이스는 연패는 끊고 연승은 이어주는 존재다.
KIA가 긴박감을 더 느끼는 것은 대체선발이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임기영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아직도 통증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볼은 던지지 않고 있다. 공백기가 한달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진태 임기준 등 대체선발에 마냥 맡겨두기엔 후반기 1게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빠른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