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페넌트레이스 후반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롯데 자이언츠. 그 원동력은 탄탄한 선발진이었다. 후반기 팀에 가세한 조쉬 린드블럼과 지난 6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10연승을 내달린 브룩스 레일리. 외국인 원투펀치는 리그 정상급이었다. 여기에 환골탈태한 송승준과 성장한 박세웅은 강력한 3, 4번째 옵션. 5선발 김원중의 가세도 큰 힘이 됐다.
송승준은 올해 11승5패에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 4년만에 달성한 두자릿수 승수. 송승준의 활약이 없었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도 불가능했겠지만 지난 11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아쉽기만 하다. 3이닝 동안 4안타(2홈런) 볼넷 3개 5실점 패전투수. 1회 2사후 3번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그 뒤에도 볼넷 2개에 이어 적시타를 내줬다. 팀이 3-2로 추격한 직후인 3회말 지난달 상무에서 제대한 노진혁에게 투런홈런을 내준 장면은 베테랑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롯데가 3차전에 꺼내들 수 있었던 선발 카드는 송승준과 박세웅이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세웅의 패기보다는 송승준의 경험을 높이 샀다. 1승1패뒤 3차전은 시리즈 전체 향방을 가를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경기다. 중차대한 상황임을 알기에 송승준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6대13 대패였다. 송승준이 조기에 무너지자 김원중-배장호-이명우-장시환-박시영-김유영이 이어 던졌지만 NC 방망이 감각만 살려줬다. 송승준은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만 4패로 송진우(전 한화 이글스)와의 타이기록을 넘어 최다패 불명예를 안게 됐다.
전문가들이 롯데의 가을야구를 주목했던 이유는 밸런스였다. 선발-필승조-마무리(손승락)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단단했다. 방망이 침묵은 타격사이클을 감안하면 일정부분 이해가 가는 측면이 있지만 불안한 선발은 전혀 예상못한 그림이다. 창원=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