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KIA 타이거즈가 기다렸던 한국시리즈 파트너가 결정됐다. 정규리그 2위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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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IA는 최강의 원투 펀치로 정규 시즌을 지배했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이 정규시즌에 나란히 20승씩을 달성해 차원이 다른 위력을 펼쳤다. 선발 원투펀치가 동시에 20승을 달성한 건 지난 1985년 삼성 라이온즈(김시진-김일융) 이후 32년만의 대기록이었다.
하지만 '4선발이 누구인가?'하는 질문에는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정규리그에서 네 번째 선발 역할을 임기영이 해왔는데, 선뜻 한국시리즈 4선발을 맡길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임기영이 특히 두산전에 평균자책점 6.52(1승1패)로 고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임기영을 4선발로 넣지 않는다면 마땅한 대안이 없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20승 듀오' 원투펀치를 최대한 많이 활용할 수 있는 3선발 체제가 나을 수도 있다. 양현종이나 헥터 가운데 누가 됐든 1선발은 최대 3회 선발로 나올 수 있다. 2선발도 두 번 나온다. 즉, '20승 듀오'를 5경기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소 무리한 일정일 수 있지만, 그간 충분한 휴식을 했고 투구수 조절을 잘 해준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나머지 두 경기는 팻딘에게 맡긴다.
▶흔들렸던 불펜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려니 걸리는 게 또 있다. 바로 KIA의 치명적인 문제점, 불펜이다. 단기전에서 선발 못지않게 불펜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KIA는 불펜이 늘 불안했다. 특히 후반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한때 정규리그 우승까지 위협받았다. 때문에 이왕이면 선발진에게 최대한 긴 이닝을 맡기고 불펜의 활용을 최소화 하는 게 이득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선발진의 투구수 및 이닝 관리가 쉽지 않다.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KIA 마운드의 최대 강점인 원투 펀치에게 만약 과부하가 걸리면 대참사가 벌어진다. 무턱대고 던지게 할 수는 없다. 결국 불펜진을 대폭 보강해 다양한 상황에 투입하는 방안이 나을 수 있다. 즉 선발진을 3명으로 한 뒤 9~10명의 투수 엔트리를 불펜으로 보강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하면 선발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면 좋은 투구가 어렵다. 또 과거 사례에서도 보면 3선발 로테이션이 좋은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NC, 2014 한국시리즈에서 넥센 히어로즈가 각각 시도했는데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4선발 자리에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스윙맨을 두고 1, 2차전 상황에 따라 투수진 운용을 유동적으로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원투 펀치가 손쉽게 먼저 승리를 따낸다면 한 템포 여유있게 로테이션을 움직일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에는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과연 KIA 김기태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