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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야구는 '홈런 시리즈'라 불러도 무방하다. NC 다이노스-SK 와이번스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부터 두산 베어스-NC의 플레이오프까지. 홈런은 승부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홈런이 나오고, 나와도 너무 많이 나왔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맞붙는 '가을의 전설'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이 경기를 지배할까. 대세는 공격야구 쪽으로 흐르고 있다.
시즌 막판 지쳐가는 투수진,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맹렬해진 타자들의 집중력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홈런이 화두였다. NC는 나성범 박석민의 홈런을 앞세워 10대5로 SK를 눌렀다. NC-롯데 자이언츠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NC 13-6 승)에서 6개의 홈런이 나왔고, 4차전(롯데 7-1 승)에서도 4개의 아치가 만들어졌다. 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홈런 퍼레이드였다. 4경기 전부 홈런이 터졌다. 1차전 2개, 2차전 8개, 3차전 2개, 4차전 6개.
시즌이 흐를수록 투수들의 힘은 떨어지고 방망이가 득세한다는 것은 정설이다. NC의 경우에서 보듯 자주 등판하는 필승조의 구위는 며칠 쉰다고 해서 갑자기 구위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 선발 투수도 마찬가지. 이는 각팀이 안고 있는 공통 고민이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 더 매서워지고 투수들은 힘이 빠지니 무게중심은 타자쪽으로 기운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플레이오프를 치른 김태형 두산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큰 경기에서 심판진이 스트라이존을 좀더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경우는 잦았다. 스트라이크존을 좁혀서 보면 상대적으로 실수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연이은 문제점 지적에 심판진이 한국시리즈에선 스트라이크존에 일정 부분 변화를 줄 여지도 있다.
올시즌 팀홈런은 SK가 234개로 압도적 1위, 두산이 178개로 2위, KIA가 170개로 3위였다. 홈구장 크기가 제각이어서 단순 비교는 힘들다. 마운드 상황을 제외하고 보면 두산은 이미 플레이오프 통해 타선은 정상 궤도에 올라왔음을 알렸다. KIA 타자들이 얼마나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시리즈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