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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속이 후련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렇게 못하면 찝찝하고 창피함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 된다.
지난 겨울 KBO리그 스토브리그에서는 천문학적 액수의 FA 계약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사상 처음으로 몸값 100억원을 기록했고, 총액 50억원 이상에 계약한 선수가 5명이었다. 사실상 FA 계약으로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이대호는 4년간 무려 150억원을 받기로 했다. 이들은 계약 첫 해인 올시즌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해당 팀들의 평가는 또한 어떨까. 각 프런트의 의견을 반영한 이들의 활약상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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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투수 최고액인 4년 95억원에 계약한 LG 트윈스 차우찬은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계약 첫 시즌 성적은 28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3.43이다. 투구이닝(175⅔)과 평균자책점(규정이닝 넘긴 시즌 기준)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다만 승수에서는 겨우 두 자릿수를 채웠을 뿐이고, 16번의 퀄리티스타트도 기대치에 조금은 부족한 수치다. 그러나 차우찬과 함께 다시 한 팀이 된 류중일 감독은 "그 정도면 제 역할은 했다고 봐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우찬이 내년 시즌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차우찬과 유니폼을 바꿔입은 형태로 삼성 라이온즈로 옮긴 우규민은 27경기에서 7승10패, 평균자책점 5.21로 부진했다. 4년 65억원에 계약한 우규민은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퀄리티스타트도 10차례 밖에 안된다. 5점 이상을 준 것도 10경기나 된다. 삼성은 우규민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데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낙제점을 받는 바람에 시즌 내내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케이스는 따로 설명해야 할 듯하다. 김광현은 지난해 11월 4년 85억원에 계약한 뒤 올초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SK는 당시 김광현의 계약을 발표하면서 "시즌 도중 부상으로 불편을 느꼈던 팔꿈치 상태를 정밀 검진하고 수술 여부도 결정하겠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즉 계약 첫 해는 재활에 매달릴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팔꿈치 수술이 사실상 결정된 상황에서 계약을 했다는 것인데, 김광현 스스로도 이 부분에 대해 "성실히 개인정비를 마치고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SK에 따르면 김광현의 재활 과정은 매우 순조롭고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도 참가중이다. 내년초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주목해야 할 FA 계약은 KIA 양현종이다. 지난 겨울 일본 진출을 고민했던 양현종은 KIA와 22억5000만원에 1년만 계약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대신 양현종은 시즌을 마치고 자유로운 신분으로 거취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구단은 그가 다시 해외 진출을 시도하든, 국내 다른 팀으로 옮기든 본인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양현종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생애 첫 20승 고지에 올랐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완봉승과 세이브로 우승을 이끌며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승 확정 직후 양현종은 "KIA에 잔류하겠다"고 선언했다. KIA는 올시즌 이상의 좋은 대우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오는 4일 FA 자격 선수를 공시할 예정이다. FA 신청과 승인선수가 공시되면 8일부터 모든 구단과 선수간 협상이 일제히 시작된다. 이번 FA 시장에는 손아섭 민병헌 강민호에 KBO리그 복귀가 유력한 김현수와 황재균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시즌 FA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된 만큼 각 구단도 공격적인 FA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