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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올겨울 KBO리그 베테랑은 춥다. 토종이든 외인이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11-29 03:15


◇리빌딩, 미래가치가 KBO리그 전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니퍼트-정성훈-김경언. 스포츠조선DB

올겨울 KBO리그는 누군가에겐 유난히 춥다. 토종이든 외인이든 베테랑들이 줄줄이 퇴출,팀 전력 제외를 통보받고 있다.

지금 당장은 쓸만할 지 몰라도 내년에는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내부판단이 서면 과감하게 새로운 선택을 하고 있다. 각 구단은 더 젊은 선수들로 선수단을 구성하려 노력중이다. 이른바 '상시 리빌딩' 체제를 선언한 셈이다.

LG 트윈스 정성훈(37)과 한화 이글스 김경언(35), NC 다이노스 김종호(33)는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새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성훈은 수비에 약점이 있지만 교체멤버로 뛰며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했다. 김경언과 김종호 역시 아직은 쓰임새가 있는 선수들이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나이를 기본으로 한 엄격한 잣대는 다르지 않다. 두산 베어스는 더스틴 니퍼트(36)에게 재계약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았다. 재계약 통보를 하면 올해 연봉(210만달러)의 75% 이상을 보장해줘야 한다. 재계약 협상은 하지만 대폭 삭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팀으로 이적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앤디 밴헤켄(38)은 한때 20승 투수였고, 올해도 부상여파가 있었지만 8승7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넥센은 더 젊은 선수를 찾았다. 한화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32)에게 150만달러를 안겼다. 시속 155km 강속구는 로저스의 '악동' 이미지를 희석시켰다.

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4)도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2015년 19승(5패), 지난해 13승(3패), 올해 12승(7패)에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린 검증된 투수. 자기 루틴이 확실하고 까칠한 이미지가 있지만 개인주의 성향일 뿐이다. NC가 해커를 놓은 첫 번째 이유는 팔꿈치 부상 복귀 뒤 다소 떨어진 구위다. 내년에도 부상 가능성이 있고, 구위하락을 염려할 수밖에 없다는 내부판단이 결정적이었다. 나이를 감안하면 이닝이터로서 기대감이 떨어졌다.

해커가 시장에 나올 때만 해도 군침을 흘릴 구단이 꽤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각 구단 프런트들 사이에선 최근 '리빌딩'과 '젊은 팀'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점진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팀을 꾸리는 것이 지상과제다. 당해 성적이 다소 아쉽다고 해도 내년, 내후년 더 좋아질 수 있다면 투자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점차 퍼지고 있다.

이같은 바람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화수분 야구 원조' 두산 베어스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144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부상 위험이 높은 고참급 선수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상위팀 하위팀 모두 같은쪽을 보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수년간 리빌딩으로 팀을 개조했다.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한화 이글스 또한 내부 육성과 리빌딩의 장기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신진급과 베테랑의 적절한 조화가 최상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전자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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