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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클레이튼 커쇼(30·LA 다저스) 만큼 몸값을 충실히 해내는 선수도 드물다.
그런데 커쇼는 올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 권리가 주어진다. 즉 계약을 해지하고 FA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커쇼가 다저스를 떠난다는 상상은 하기 힘들지만,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커쇼의 고향은 텍사스주 댈러스다. 텍사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6년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LA와 인연을 맺었다. 다저스에서 명예의 전당급 슈퍼스타로 성장한 커쇼는 활발한 자선활동 등 야구장 밖에서도 찬사를 받고 있다. 마치 LA가 고향인 선수 같다. 그런 커쇼가 다저스와의 계약을 끊고 FA 시장을 누빈다고 하면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저스는 비슷한 경험을 2년전 했다. 커쇼와 원투펀치를 이루며 다저스 마운드를 이끌던 잭 그레인키가 2015년말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 서부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떠났다. 그해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며 이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것이었다. 그레인키는 기존 계약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6년 2억650만달러에 계약했다.
사실 다저스로서는 커쇼가 떠난다고 하면 몸값을 더 높이지 않고서는 잡을 방법이 없다. 커쇼가 다저스 구단에 어느 정도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국 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1988년생인 커쇼는 이번 시즌을 온전히 마치면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다시 맺을 수 있다. 2019년부터 계약이 시작되면 2023년 이후까지 고액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다.
다저스는 커쇼가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이번 시즌 트레이드나 향후 FA 시장을 통해 선발진 전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