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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실감이 조금 안 나네요. 유니폼을 입고 운동하면 정말 신인 기분이 나겠죠."
경찰청 제복 차림으로 이날 드래프트 현장에 나온 이대은은 KT에 지명된 소감에 대해 맨 처음으로는 "첫 번째로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다소 뻔한(?) 소감을 공개석상에서 밝혔다.
이후 10라운드까지 드래프트를 마친 뒤 취재진과 새롭게 만난 자리에서는 좀 더 진솔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대은은 1지명으로 뽑힌 점에 대해 "이제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내년 시즌이) 처음으로 내 실력을 보여주는 자리다. 야구 실력으로 (내 가치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는 진지한 각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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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한때 이대은이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고 다시 해외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왔다. 현실적으로 KT가 뒷돈을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 만 30세가 되는 이대은으로서는 연봉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대은은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일찌감치 마음을 정리한 듯 보였다. 그는 "(KBO리그 복귀는) 정해져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순리대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애초에 경찰청에 입대하게 될 때는 규정에 대한 부분을 잘 몰랐지만, 지나고 나서는 잘 알게 됐다"면서 "전역이 앞으로 한 달 남았는데, 전역 후에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이대은에게는 두 번째 신인 지명식이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이후 두 번째 신인 자격이기 때문이다. 이대은은 이점에 관해서는 "이름을 불렸을 때 실감이 조금 안났다. 유니폼을 입고 운동을 해봐야 느끼는 스타일이라 그런 듯 하다"면서 "어쨌든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무대에 갈 때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내년 시즌을 새로 준비해야 하는 점에 대해 또 설레고 새로 도전한다는 느낌이 든다"는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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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대은은 내년 시즌에 관한 분명한 목표를 밝혔다. '10승'이다. 자신에게 KT 구단이 거는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며 말문을 연 이대은은 "이번 겨울이 중요할 것 같다. 부상없이 뛰면서 팀의 중심이 될 수 있게 준비를 잘 해야 겠다. 지금 바라는 건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0승 이상을 해서 팀과 내가 같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확실한 에이스로서의 자각을 드러냈다. 과연 이대은이 KT를 지금보다 더 높은 위치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