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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복덩이' 샌즈,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펑펑 터질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15 10:00


2018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루 넥센 샌즈가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축하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28/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는 한마디로 '반전 매력남'이다. 처음 영입 때부터 대단한 기대는 없었다. 그저 퇴출한 마이클 초이스의 자리를 채워주는 역할 정도였다. 공격 툴보다는 수비 툴이 조금 더 높이 평가받아 외야 백업 수비 혹은 대타 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샌즈는 초반에 헤맸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전이던 지난 8월 16일 잠실 두산 전에 잠깐 1군 무대 신고식을 하고 난 뒤 휴식기 후 재개된 페넌트레이스에서 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채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계륵'이 따로 없었다. 쓰자니 어딘가 부족한 것 같고, 안 쓰자니 그 또한 아쉬운 존재. 당시 넥센 장정석 감독은 말했다. "분명히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 수비력 등에서 이전 외국인 타자보다는 나은 면이 보이는데, 지금 워낙 다른 토종 외야수들도 잘 하고 있어서 쓸 타이밍이 자꾸 나지 않는다." 진심이 담긴 고민이었다.

샌즈 또한 이런 팀 사정과 자신이 처한 딜레마를 알기에 불평 대신 훈련에 매진했다. 언제든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순간 '반전'이 시작됐다. 엄청난 폭발력이 눈을 뜨며 단숨에 홈런 생산기계로 변신한 것. 결국 25경기 만에 12홈런을 달성하고, 1할대에 머물던 타율도 3할1푼4리(86타수 27안타)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실질적으로는 이런 기록을 9월 21일 삼성전부터 불과 12경기 만에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엄청난 폭발력이었다.

이로 인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샌즈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른 팀 역시 새로운 변수의 등장에 당황할 듯 하다. 이전까지 넥센 타선의 경계대상은 박병호 서건창 이정후 김하성 정도였다. 간혹 김민성이나 임병욱 김재현 등이 적시타를 날리기도 하지만, 주요 경계 대상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샌즈를 주요 경계 대상자 명단에 넣어야 하게 됐다. 옵션이 하나 증가하면 계산도 복잡해진다. 투수진에게는 당연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샌즈가 이제는 3번 타순에 고정되어 있으면서 이정후 서건창의 1-2번 테이블세터, 그리고 뒤에 기다리고 있는 4번 박병호와의 시너지 효과를 활발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타선의 응집력 또한 상대에게는 부담이 된다.

샌즈 스스로도 불과 25경기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점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 지난 12일 수원구장에서 만난 샌즈는 "첫 포스트시즌에 대해 기대가 많이 된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팀 배팅에 신경쓰면서 가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복덩이' 샌즈가 과연 가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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