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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부상 악재, 그래도 넥센은 흔들리지 않는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21 11:01


2018 KBO리그 넥센과 한화의 준PO 2차전이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한화 김회성의 타구를 잡은 이정후가 덕아웃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20/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전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했다. 팀의 리드오프이자 좌측 코너 외야의 지배자, 무엇보다 활달하고 싹싹한 성격으로 선수단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이정후가 다쳤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 9회말에 벌어진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이정후는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다가 왼쪽 어깨를 다쳤다. 한화 김회성의 타구를 다이빙하며 잡는 과정에서 왼쪽 팔이 몸에 깔리며 돌아갔다. 왼쪽 어깨쪽에 통증이 생겼다. 지난 6월 탈구 부상을 당했던 바로 그 부위다. 이것 때문에 전 선수단이 크게 놀란 것이다.

천만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부상 정도가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몸을 아끼지 않고 내던진 이정후의 슈퍼캐치에 힘입은 넥센은 한화의 추격을 7대5로 물리치고 시리즈 2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곧바로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충남대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진단 범위가 한정적이긴 해도, 일단은 엑스레이 상으로 뼈쪽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압박 붕대로 어깨를 감은 뒤 퇴원한 이정후는 선수단과 함께 서울로 이동했다. 이정후는 "지난 번 다쳤을 때보다는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상태는 월요일로 예정된 정밀 검진 이후 알 수 있다.


2018 KBO리그 삼성과 넥센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사진은 넥센 김규민
고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20/
물론 이정후의 말대로 큰 부상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정밀검진이 3차전 당일인 22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날 경기 출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 관리에 대한 장정석 감독의 소신과 그간 팀의 행보를 미뤄보면, 부상이 심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선수 본인이 대단히 강력하게 출전을 요청하지 않는 한, 3차전에 휴식을 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시리즈에서도 2승으로 앞서고 있다. 굳이 무리를 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정후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어느 정도는 메워줄 수 있는 '플랜B'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바로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이 한화에 앞서는 이유중 하나다. 지금의 넥센은 선수의 부상이나 슬럼프 등 악재가 발생했을 때, 이를 금세 메울 수 있는 대안을 전 포지션에 걸쳐 갖고 있다. 단적인 예로 주전 2루수 김혜성이 포스트시즌 부담감에 연속 실책으로 무너졌을 때 송성문으로 그 자리를 대체해준 것을 들 수 있다. 그렇게 전력을 빠르게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김혜성도 한 템포 쉬어가며 다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정후의 부상 공백도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몸상태로 돌아오기 전까지 대안이 있다. 일단 이정후의 부상 이후 바로 대수비로 들어간 김규민이 가장 유력시 되는 대안이다. 김규민 역시 좋은 공수 능력치를 갖춘 외야수이다. 게다가 올 시즌에 1번 타순으로 선발 출장한 적도 여러 번 있다. 출루 능력을 갖춘데다 작전 이해도 및 주루 능력도 갖췄기 때문이다. 김규민은 그대로 이정후가 빠진 1번 좌익수를 맡을 수도 있고, 아니면 좌익수로 나간 뒤 타순이 조정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넥센은 답을 찾아낸다. 그런 점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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