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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스토리] 초보 수석 박경완 코치 "가만히 있는 게 더 힘들어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11-27 11:10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세리머니에 함께하고 있는 박경완 코치.  스포츠조선DB

"덜 힘들 줄 알았는데…."

SK 와이번스는 염경엽 감독이 새 감독으로 부임하며 코칭스태프진 변화도 있었다. 염 감독은 자신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박경완 배터리코치를 선택했다. 팀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 중에서도 자신의 야구 철학을 이해하고 잘 도울 수 있는 인물이 있었지만 염 감독은 박 코치를 선택했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서 만난 염 감독은 "지도자도 내부 육성 시스템 속에 성장해야 한다"며 박 코치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명포수 출신인 박 코치는 SK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잠시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던 시절(1998년~2002년)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2013년까지 SK에서 뛰며 왕조 구축의 혁혁한 공을 세웠다. 프로 생활의 시작도 SK가 인수했던 쌍방울 레이더스에서였다.

2013년 은퇴 후 바로 2군 감독이 되는 파격적 인사가 있었다. SK가 그를 미래 감독감으로 생각했기에 결정할 수 있었던 일. 하지만 한 시즌만에 육성총괄 보직으로 옮겨야 했고, 2016 시즌부터 배터리 코치 일을 하며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받게됐다. 그리고 염 감독을 만나 수석코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훈련장에서 만난 박 코치는 "수석코치는 몸이 덜 힘들 줄 알았다. 아무래도 서서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런데 배터리 코치일을 할 때보다 더 힘들다. 차라리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는 게 나은 것 같다. 가만히 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하며 웃었다. 몸은 서있어도, 어느 한 파트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챙겨봐야 하니 정신적으로는 더 힘든 부분이 많은 것이다.


◇새롭게 배터리코치로 선임된 장재중 코치가 마무리 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박 코치가 수석코치 일을 하며 포수들 지도도 담당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박 코치는 처음 수석코치가 돼 염 감독을 보좌하게 된 것에 대해 "현대 시절 야구도 같이 했었고, 이후에도 나를 잘 챙겨주셔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감독님께서 추구하시는 야구관이 내가 생각해오던 것들과 비슷한 게 매우 많다. 옆에서 잘 배우고, 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건 기본. 꼼꼼한 포수였던 박 코치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도 기본이다.

박 코치는 수석코치가 되며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냐고 묻자 "큰 틀은 감독님께서 모두 잡고 가신다. 1군 엔트리는 27명이고, 결국 한 시즌은 40~50명 정도의 선수로 치른다. 나는 개막 엔트리에 못들어오는 20여명의 선수들을 잘 관리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군 선수단에 부상, 부진 등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그 공백이 메워지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코치는 "감독님께서 강조하시는 게 선수들과의 소통이다. 나도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코치는 마지막으로 "내가 선수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가 코치로도 오래 일한 걸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아직 코치로서 경험이 부족하다.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고시마(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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