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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위원회 구성 막바지…부작용 없앨 방법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1-13 12:17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 스포츠조선DB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김시진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새로운 기술위원장으로 선임한 KBO는 며칠내로 기술위원회 구성을 모두 마치고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선동열 감독의 자진 사퇴 이후 두 달 가까이 멈춰있던 대표팀 시계가 다시 움직인다.

기술위원회는 지난 2017년 초대 전임 감독인 선동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폐지됐다. 기술위원회의 주 역할은 야구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최상의 전력으로 뛸 수 있도록 공정한 선수 선발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직접 선수를 선발하는 쪽으로 바꿨다. 선수들을 지도하고, 전력을 구상하는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코칭스태프가 하는 만큼 직접 선발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기술위원회가 오히려 대표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 때문이다. 대표팀 구성 논란은 매 대회 때마다 불거졌다. 특히 국제 대회 결과에 따라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늘 형평성 논란에 시달렸다. 기술위원회가 공정한 선수 선발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은 야구계 내에서 여러 차례 나왔다. 한 야구계 원로는 "기술위원회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 구성에 대한 비난은 대표팀 감독에게 쏟아진다. 그래서 선수는 기술위원회가 뽑고, 화살은 감독에게 돌아가는 일이 빈번했다.

물론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직접 선수를 선발한 것도 잡음이 많았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열렸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엔트리 구성에 대한 논란에 시달렸고, 국정 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하기까지 했다. 선 감독은 대회 이후 모든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위원회의 부활은 이전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문제다. 기술위원회 구성과 신임 감독 선임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위원회나 대표팀 신임 감독 모두 파격적인 인물이 등장할 확률은 낮다. 야구계 내에서 새 인물을 찾기가 쉽지가 않을 뿐더러 선동열 감독의 사퇴로 인해 현재 누구든 대표팀과 관련한 직무를 맡기가 부담스럽다. 또 당장 올해 올림픽 예선격인 프리미어12가 열리고, 내년이면 도쿄올림픽에 참가해야 한다. 중요한 대회를 줄줄이 앞두고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부담도 크다. 그렇다면 결국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데 자칫 잘못하면 발전 없이 도돌이표가 될 수도 있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출범할 대표팀 기술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의 부작용을 다시 재현해서는 안된다. 대표팀에 대한 여론이 이전보다 날서있고 감시하는 시선이 많긴 하지만, 누구보다 스스로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는 곳이 바로 기술위원회다.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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