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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에 차려진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 선수들의 훈련을 꾸준히 지켜본 구단 관계자들에게 최근 가장 컨디션이 좋은 타자가 누구냐고 물으면 이구동성 '정수빈(29)'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만큼 타격 훈련때마다 정타를 펑펑 날리고 있다.
▶여태 왔던 캠프 중에서 몸 상태나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다. 거의 3년만에 캠프에 온다는 설렘도 있었고, 10일 먼저 들어와서 몸을 잘 만들어서 임하고 있다. 마음도 편하다.
-병역을 해결하니 마음이 더 편한가.
-9월초 제대해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적응에는 문제 없었는지.
▶처음에는 걱정도 했었는데 막상 정신 없이 경기를 뛰다보니 내 생각보다 야구가 더 잘된 것 같다. 1군 경기를 처음 뛰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바로 나가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왔었다. 또 짧은 기간이었지만 나만의 야구를 습득했다. 거기서 더 발전시키고도 싶지만 작년에 했던대로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함께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숟가락 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오자마자 우승을 딱 하려고 했는데.(웃음) 오히려 마음 편하게 했으면 이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긴장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제 실력이 안나왔다고 생각한다. 나야 잃을 게 없는 입장이었지만.
-예전에는 타격폼에 변화를 많이 줬다. 다른 타자의 폼을 따라하기도 했었고. 연구를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예전에는 그랬는데 이제는 내가 어떻게 쳐야하고,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정리를 했다. 앞으로는 타격폼을 조금 수정할 수는 있어도 예전처럼 완전히 다르게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
-경찰 야구단에서의 2년은 어땠나.
▶거기서는 마음이 편했다. 야구를 못해도 그냥 못하는 거고, 잘해도 잘하는 거라고 크게 신경 안쓰고 마음을 편하게 먹자는 생각으로 뛰었다. 그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다.
-군대 가기 직전 시즌(2016년) 부진했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아쉬움이 컸을텐데.
▶그때가 야구 인생에서 가장 안좋았던 해다. 고민도 많았다. 그래도 그때를 발판 삼아서 좋아졌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나쁜 시즌이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멘털이 단단해진 것 같다.
▶(초연한 표정으로)해탈했다.(웃음) 앞으로도 못하면 스트레스는 받긴 하겠지만, 예전만큼은 아닐 것 같다.
-'잠실 아이돌'이 서른이라니. 복귀 직후 팬들의 뜨거운 환영이 있었다.
▶예전엔 몰랐는데 확실히 느꼈다. 사라지면 잊혀지는구나.(웃음) 돌아오고 나서 다시 팬들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두산 외야는 여전히 빽빽하다.
▶(김)재환이형이나 (박)건우나 다른 선수들이 너무 잘한다. 두 사람은 거의 확실한 주전이고, 나도 지금은 조금 앞서있을 수 있지만 못하면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 그만큼 다들 잘 한다.
-좋은 자원이 많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이 발전에 도움이 되나.
▶그렇다. 막상 경기에 뛰면 실력 차이가 큰 게 아니다. 언제든지 못하면 밀려나고 잘하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마음 놓을 수 없다. 또 외야 3인방 중에 내가 가장 만만한 것 같다. 다들 나를 보고 희망을 품지 않을까.(웃음) 거기에 자극을 받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이번 캠프에 가장 중점을 두고있는 부분은.
▶수비는 항상 중요하다. 타격은 유지하려고만 한다. 지금 너무 감이 좋아서 더 잘하려고도 안하고, 더 느슨하게도 안하고 지금 딱 지금처럼만 유지하려고 한다.
-올 시즌이 끝난 후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모든 면에서 더 신뢰를 주고 싶다. 정수빈을 생각하면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나 선수들, 팬들에게까지 확실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선수로 훨씬 더 잘하고 싶다.
오키나와=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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