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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A 다저스 류현진이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절, 그의 선발 경기 평균 투구수는 105.3개였다. 27경기에 선발등판해 19번 100개 이상을 던졌고, 최고 132개까지 던진 적도 있다. 사이영상을 향해 질주중인 올시즌 평균 투구수는 93.0개다. 22경기 가운데 투구수 100개 이상은 8번 뿐이며, 최다 기록은 지난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서 던진 116개다. 격세지감이다.
보통 110개까지 당연히 던졌던 외국인 투수들도 지금은 100개 이상을 꺼리는 분위기다. '자의반 타의반'이다. 벤치의 방침이 그럴 뿐 아니라 투수 본인도 100개 이상 던지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린드블럼은 100개 이상 던진 경기가 11번이고, 최다 투구수 경기는 4월 16일 SK 와이번스전서 던진 112개다. 윌슨은 23경기 가운데 100개 이상이 5번에 불과하다.
감독마다 선발투수의 한계 투구수에 관해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다. SK 염경엽 감독은 이를 100개로 본다. 90개가 넘는 상황에서는 다음 이닝을 맡기지 않는다. 100개가 훌쩍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LG전 선발 앙헬 산체스는 6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졌는데, 5회까지 투구수가 83개로 1이닝은 더 던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염 감독은 "산체스를 (6회에 100개 넘었는데도)바꾸지 않은 것은 올라가기 전 6회는 무조건 다 맡기로 돼있어서다. 이닝 중간에는 웬만하면 바꾸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풀타임을 던지는 용병들은 투구수 관리를 해줘야 한다. 100개 이상은 곤란하다. 90개 이상 넘어가면 일단 바꾼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10일 SK전에서 선발 케이시 켈리가 6회까지 93개를 던지고 교체한 이유다. SK와 마찬가지로 다음 이닝 들어가서 100개 이상을 넘길 공산이 클 경우 직전 이닝에서 끊어준다는 의미다.
린드블럼의 경우 선발승을 따낼 때마다 "투구수 조절 등 관리를 잘 해준 김태형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인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이닝 중간에 교체된 게 4번 밖에 안된다. 이 수치가 김광현이 3번, 윌슨은 2번, 산체스와 양현종은 1번 뿐이다.
주축 선발투수에 대한 투구수 관리가 필요한 건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 대비한 체력 관리 차원이다. 특히 부상, 수술 경력이 있는 투수는 벤치가 나서 엄격하게 투구수 제한을 둔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의 경우, 투구이닝에 따른 인센티브 기준을 채울 정도면 굳이 투구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작용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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