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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몸값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도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에이스로서 손색없는 피칭을 펼치며 KBO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멋지게 장식했다.
그만큼 포스트시즌, 즉 단기전서 고도의 집중력과 제구력을 뽐냈다는 뜻이 된다. 더구나 정규시즌 팀 타율과 득점 1위의 최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키움 타선을 상대로 숱한 위기를 맞고도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건 스스르도 평생 기억에 남을 명품 경기였다.
이날 윌슨은 땅볼 유도의 '제왕'답게 주자가 나갈 때마다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땅볼 유도 구종은 물론 140㎞대 초중반의 투심패스트볼이었다. 2회말 2사 1,2루서 김헤성에게 145㎞ 투심을 던져 2루수 땅볼로 잡아 위기를 넘겼고, 3회 무사 1루서는 김하성을 상대로 141㎞ 투심으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4회 1사 2,3루의 위기서 이지영을 140㎞ 투심을 던져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3루주자의 홈 대시를 막은 뒤 김규민을 146㎞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게 이날 투구의 하이라이트였다.
이같은 빛나는 투구에도 LG 타선은 단 한 점도 지원해주지 못했다. 출루를 해야 기회가 생기는데 윌슨의 득점지원분이 될 수 있는 9회초까지 9번의 공격 이닝 동안 2안타와 4사구 3개를 얻은 게 전부다. 더구나 7회 무사 1루서 대주자 신민재의 어이없는 견제사, 8회 무사 1루서 유강남의 번트 병살타는 LG에게 치명적인 실수였다. 윌슨이 정규시즌서 전체 공동 3위인 22번의 퀄리티스타트와 1위인 1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올리고도 14승에 그친 이유가 가을무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윌슨과 LG는 분명한 사실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름아닌 재계약 문제다. LG는 다가오는 겨울 윌슨과 또다른 에이스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해야 한다. 이들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해도 LG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붙잡아야 한다. 큰 경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윌슨의 가치는 정규시즌 종료 직후보다 조금 더 뛰었다고 봐야 한다.
LG가 이번 포스트시즌서 어느 계단까지 올라설 지 알 수 없으나, 윌슨에게 등판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가치'는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윌슨은 올해 계약금(30만달러)과 연봉(90만달러), 인센티브(30만달러)를 합쳐 총 150만달러에 계약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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