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릭스 버팔로스는 최근 외국인 타자로 애덤 존스를 영입했다. 존스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2013년 아메리칸리그 실버슬러거 수상자에 2차례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까지 있는, '거물급' 메이저리거 출신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823경기 타율 2할7푼7리, 1939안타-282홈런-945타점이다. 2000경기-2000안타를 코 앞에 둔 그가 일본프로야구(NPB) 진출을 택한 것이다. 물론 1985년생인 존스는 하락세에 접어든 타자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2018년까지 10년을 뛰며 전성기를 누렸고, 팀을 이끄는 리더이자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년 계약을 하고,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의 오릭스행은 조금 더 좋은 조건과 안정적인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싶은 의지가 담겨있다고 봐야 한다.
NPB는 존스 같은 경력의 메이저리거 영입에 환호했다. 뿐만 아니라, 2020시즌을 앞둔 이번 스토브리그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유례 없는 풍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30대 선수들이 속속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신 타이거즈는 사상 최다인 외국인 선수 8명을 영입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19명을 영입한 것과 달리 현재까지 28명의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치는 등 질과 양에 있어 모두 풍작이다"고 평가하고 있다.
존스 외에도 메이저 통산 54승 투수인 맷 무어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했고, 뉴욕 양키스에서 뛴 내야수 타일러 오스틴은 요코하마 DeNA베이스타스로 이적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빅리그 도전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는 선수들의 NPB 이적 배경으로 점점 어린 선수들과의 계약을 선호하는 메이저리그 시장 분위기를 꼽았다. 게릿 콜이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등 특급 FA들은 초대형 계약을 이끌어냈지만, 그외 선수들 특히 30대에 접어든 선수들에 대한 오퍼는 이전보다 훨씬 야박해진 게 사실이다. 돈도 벌어야 하고, 최대한 빨리 소속팀을 정하고 싶은 선수 입장에서는 일단 일본이나 한국 같은 아시아시장으로 움직였다가 추후 빅리그 계약을 다시 노리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올해 KBO리그 MVP인 조쉬 린드블럼이 이런 유형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다시 두드렸고, 이전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에 성공했다. 올해 한신 타이거즈에서 1년간 뛰며 42홀드로 특급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 피어스 존슨도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계약하면서 1년만에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과거에도 한국이나 일본에서 'S급' 활약을 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아시아리그를 대하는 선수들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일본이나 한국이 선수 생활을 접기 직전 마지막 희망을 걸기 위해 오는 종착역이 아니라, 일시적인 유턴을 위한 정류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