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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 한국 프로야구에는 벌크업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결과는 무척 아쉬웠다. 악몽의 2019시즌. 타율도 홈런도 모두 다운. 4년 연속 3할을 넘나들던 타율은 2할6푼7리에 그쳤다. 홈런도 15개에 머물렀다. 커리어 로우 시즌이었다.
삼성 허삼영 신임 감독은 "(구)자욱이는 컨택트와 스피드를 높여 내야안타가 많이 나와야 할 선수"라며 "내야안타가 많아진다는 건 투 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적게 먹는다는 의미다. 올시즌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컨택트가 줄면서 기록이 하락됐다"고 분석했다. '장점 극대화'를 화두로 던진 셈이다.
벌크업이 실패했다고 무조건적인 슬림화가 답은 아니다. 큰 힘을 쓰는 큰 근육보다 순발력과 스피드를 높이는 잔 근육을 강화하는 방향성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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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업 중인 키움 히어로즈의 천재 타자 이정후(22)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구자욱처럼 살이 잘 찌지 않아 신인 시절 마른 느낌을 줬던 이정후는 꾸준한 체중 늘리기로 현재는 탄탄하고 밸런스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현재 85kg쯤 나가는 몸무게를 90kg대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목표.
하지만 큰 근육을 늘려 홈런을 많이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풀시즌을 뛸 수 있는 체력 유지가 1차 목표. 장점인 순발력과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게 2차 목표다. 벌크업의 방향을 잘 잡은 셈이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는 모든 타자들이 적응해야 하는 '환경'이다. 굳이 흐름에 역행하는 시도는 현명하지 않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좌타자 구자욱과 이정후. 모두 힘보다는 빠른 스피드로 장타를 생산하는 스타일의 선수들이다. 자신의 특성에 맞는 '벌크업'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또 한걸음 발전이 필요한 오프 시즌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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