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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12년만에 줄어든 KBO 평균연봉, 어떻게 봐야할까.

기사입력 2020-02-18 06:30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은 잘 안 줄어든다. 일반 직장인도 정도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조금씩 오른다. 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줄었다. 4.1%. 제법 의미 있는 수치다. 매년 꾸준하게 우상향 하던 그래프가 꺾였다.

예사롭게 볼 수 없는 흐름이다. 변곡점이 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KBO가 17일 2020년 KBO리그 소속선수 등록과 연봉 현황을 발표했다.

12년 만의 감소, 1억5000만원 선도 깨졌다

외국인 선수와 신인을 제외한 선수들의 2020년 평균 연봉은 1억4448만 원이다. 2019년 평균 연봉 1억5065만 원보다 4.1% 줄었다. 처음으로 1억5000만 원을 돌파했던 2018년 평균 연봉(1억502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2017년 이후 다시 1억5000만 원 아래로 회귀했다.

평균 연봉 1위는 NC 다이노스다. 지난해 평균 1억6576만원에서 1억6581만원으로 소폭 인상됐다. 지난해 독보적 1위였던 롯데 자이언츠는 평균 1억9583만원에서 1억6393만원으로 크게 낮아지면서 2위로 밀려났다. 롯데와 더불어 하위권을 기록한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평균 연봉이 15% 이상 줄었다. 김광현이 해외진출로 빠진 SK 와이번스도 20.2%나 줄었다. 반면, 오승환이 가세한 삼성 라이온즈는 16.5% 늘었다.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이 오른 구단은 가을야구에 진출한 LG 트윈스였다. 1억3486만원에서 19.7%가 인상된 1억6148만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평균 연봉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2007년 8472만원(신인, 외국인 제외)이던 평균 연봉은 2008년 7972만원으로 5.9% 줄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모기업이 있던 현대 유니콘스가 사라지고, '자생 구단' 우리 히어로즈가 출범했던 시기적 특수성이 있었다. 심지어 IMF 직격탄을 맞았던 1998년 조차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단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만큼 프로야구단의 평균 연봉은 하방경직성이 강하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2020년에는 줄었다. 그것도 4.1%라는 의미 있는 수치가 빠졌다. 왜 그랬을까.

만료된 고액 FA, 헐값의 신규 FA

가장 큰 원인은 고액 연봉자의 대폭 감소를 꼽을 수 있다.

KBO리그 엔트리 등록 기준인 구단별 상위 28명의 합산 평균 연봉(외국인 선수 제외)은 2억3729만원으로 지난해 2억5142만원보다 1천413만원(-5.6%) 줄었다.

세분해서 보면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FA 고액 연봉자가 대거 빠졌다. 지난해를 끝으로 FA 다년 계약이 만료된 선수가 많다. 2016년 4년 계약을 한 NC 박석민(총액 90억 원), 한화 김태균 정우람(각 84억 원), 롯데 손승락(60억 원), 송승준(40억 원), 윤길현(38억 원), KT 유한준(60억 원), 두산 오재원(38억 원), LG 정상호(32억 원), 키움 이택근(35억 원), SK 박정권(30억 원) 등이 모두 만료됐다. 2017년 3년 계약을 한 두산 이현승(3년 총액 27억 원), 2018년 2년 계약을 한 한화 정근우(2+1년 총액 35억 원, 현 LG), NC 손시헌(2년 총액 15억 원), 한화 안영명(12억 원) KT 이대형(4억 원) 등이 모두 만료됐다.

4년을 채워 재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은 지난해 부터 찾아온 FA 시장 한파 속에 연봉이 확 깎였거나, 은퇴의 길을 걸었다.

반면, 새로 FA 자격을 얻은 실력파 선수들은 2년 전부터 찾아온 FA 한파 속에 대박 계약을 하지 못했다. 4년 전만 해도 흔했던 총액 50억 원 이상 계약자는 사실상 없었다. KIA에서 롯데로 이적한 안치홍(2+2년 최대 56억 원)도 2년 후 선수와 구단 동시 옵션을 감안하면 2년 계약(최대 27억 원)이나 마찬가지였다.

너도나도 긴축재정, 급감하는 관중수

2년 전부터 구단들은 더 이상 준척급 FA에게 큰 돈을 쓰지 않는다. 너나 할 것 없는 각 구단의 '긴축 재정' 흐름과 맞닿아 있다. 키움 히어로즈식 '자생 야구'가 어느덧 모 기업을 둔 구단들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갈수록 통 큰 투자가 줄고 있다. 국내 1위 모 그룹을 둔 삼성 스포츠단의 관리주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삼성이 선도하는 공격적 투자도 프로 스포츠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투자를 줄이니 관중도 줄고 있다. 2017년 정점을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는 2015년 이후 4년 만에 800만 관중도 깨졌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25억 원)와 KIA 타이거즈 양현종(23억 원)이 나란히 2년 연속 KBO리그 타자와 투수 최고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각 구단 최고 연봉자는 NC 양의지와 키움 박병호가 각각 20억 원, SK 이재원 13억 원, LG 김현수 13억 원, 삼성 강민호 12억5000만원, KT 황재균 12억 원, 한화 정우람 8억 원, 두산 김재환과 김재호가 각각 받는 6억 5000만원이다.

한편, 올해 최고령 등록 선수는 만 40세9개월10일의 LG 박용택, 최연소 선수는 만 18세1개월17일의 KT 이강준이다. 두 선수 차이는 22년 이상이다. 최장신 선수는 NC의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한화 신인 투수 신지후로, 1m98, 최단신 선수는 1m63 삼성 신인 내야수 김지찬과 같은팀 김성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019, 2020년 각 구단 평균 연봉 비교(외국인, 신인 선수 제외)

구단=2019년 평균=2020년 평균=증감=

=두산=1억5431만 원=1억6143만 원=4.6%=

=키움=1억3242만 원=1억4145만 원=6.8%=

=SK=1억8142만 원=1억4486만 원=-20.2%=

=LG=1억3486만 원=1억6148만 원=19.7%=

=NC=1억6576만 원=1억6581만 원=0.0%=

=KT=9522만 원=1억40만 원=5.4%=

=KIA=1억7820만 원=1억4657만 원=-17.7%=

=삼성=1억2844만 원=1억4960만 원=16.5%=

=한화=1억3668만 원=1억1198만 원=-18.1%=

=롯데=1억9583만 원=1억6393만원=-16.3%=

=총계=1억5065만 원=1억4448만 원=-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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