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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인 훔치기'의 주인공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향한 미국 야구계의 비판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의 비호가 이 같은 분위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MLB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서 휴스턴을 향한 비판의 칼날이 미국 야구계를 가득 채우고 있다. 류현진은 "당시 다저스 선수라면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다르빗슈 유, 코디 벨린저 등 휴스턴의 우승 당시 LA 다저스에 몸담았던 선수들은 앞다투어 배신감을 토로했다. 로스 스트리플링은 "휴스턴과 맞붙는 경기에서 빈볼(고의로 몸에 맞는 볼)을 던지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휴스턴의 조직적인 사인 훔치기 정황은 지난해 11월 마이크 파이어스의 양심 고백을 통해 처음 드러났다. 이에 대한 사무국의 공식적인 징계는 현재로선 제프 루노 단장과 A.J.힌치 감독에 대한 1년 자격정지 징계,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벌금 500만 달러 뿐이다. 이후 해임된 두 사람은 '사인 훔치기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던 알렉스 코라가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이 뉴욕 메츠 감독에서 물러난 게 전부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이크 리조 단장, 뉴욕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 등 타 구단 고위층부터 토론토의 신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까지, 휴스턴을 향한 메이저리그 각계각층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비롯한 10여개의 팀들이 휴스턴의 '이상 행동'에 대해 신고했지만, 사무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분노는 MLB 사무국으로도 쏠렸다.
하지만 사무국의 입장은 변함없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직접 불법 행위를 저지른 선수가 징계를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이해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수에 대한 처벌은 어렵다. 휴스턴 선수들은 충분히 상처받고 있다"면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우승을 박탈한 사례는 없다. 추가적인 처벌은 선수노조(MLBPA)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도 휴스턴을 2017년 우승팀으로 인정하겠다는 것. 특히 "휴스턴 선수들을 향한 빈볼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사무국이 이번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일종의 '사법 거래'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체인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청원 플랫폼이다. 2007년 설립 이래 이른바 '국민청원' 시스템의 모태가 됐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현지 야구 관계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한데다 '휴스턴 추가 징계'에 대한 팬들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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