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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선수 하나가 열만 나도 1,2군 훈련이 전면 중단 된다. 심지어 같은 비행기에 탔던 구단도 올스톱이다.
강력한 예방 차원이었다. 키움 1군과 퓨처스 선수단은 지난 10일 대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캠프 막판 1군과 퓨처스팀이 함께 연습경기를 치렀고, 같은 비행기로 입국했다. 고척돔 대관 문제로 지난 13~14일 1군 선수들은 고양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퓨처스 팀과 훈련 시간대가 달랐지만,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1군도 즉각 훈련을 취소했다. 이날 키움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청백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선수단에 귀가 조치가 내려졌다. 선수 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도 귀가했다.
키움 관계자는 "오전에 퓨처스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빠르게 훈련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선수들을 격리시켰다"고 설명했다. 오후 1시 이후 취재진에게 고척돔을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일찌감치 취소됐다. 검진 결과를 떠나 18일까지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다. 직원들과 선수들은 자가 격리로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 관계자는 "검진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향후 일정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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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종사자 모두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키움의 해당 선수 확진 여부와 별도로 이번 사건은 단 한명의 의심 환자 발생 조차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다. 1군은 물론 2군에서라도 단 한명의 선수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리그는 바로 중단될 수 밖에 없다. 단체 규모가 크고 공을 매개로 상대팀과 교류하는 야구단의 특성상 해당 구단은 물론, 상대팀 선수들의 격리도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사상 초유의 개막 연기라는 결정이 내려진 상황.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계를 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도권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팬데믹 전개 양상도 심상치 않다.
17일 실행위에서는 조심스레 개막 일정을 모색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키움 선수의 해프닝 속에 구체적 그림을 그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안갯속 프로야구 개막 일정, 언제쯤 윤곽을 드러낼까.
시계 제로, 속절 없는 시간만 흐른다. 야구계 종사자들과 야구팬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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