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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가 시즌 초부터 기대 이상의 방망이 솜씨를 뽐내자 가장 기뻐하는 사랑이 차명석 단장이다.
라모스의 장점으로 선구안을 우선으로 꼽았고, 장타력과 건강을 확신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그때는 보장 50만달러도 안되는 선수를 향한 의례적인 설명이겠거니 하고 흘려 들었다. 실제 LG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스카우트 관계자들도 호주 전지훈련과 연기된 시즌 개막까지 라모스를 3개월여 동안 지켜보는 동안 '정말 괜찮은 타자'라는 분석을 내놓지는 못했다. 일부 인사는 "트리플A에서 2년 연속 30홈런을 쳤고, 나이도 어린데 여기에 왔다면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괜한 걱정이었다. 차 단장이 자랑했던 선구안, 장타력, 건강 세 가지 측면에서 라모스는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1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라모스는 1회 3점홈런을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3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을 기록한 라모스는 5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LG 타자가 홈런 경쟁에 뛰어든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모스는 실력 말고도 성품도 호평받는다. 이날 경기 후 라모스는 새 리그 적응에 관한 질문에 "야구는 똑같은 야구라고 생각한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다. 심판분들이 좋은 콜을 많이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침착하고 수더분한 성격이 딱 LG가 바라던 그 모습이다.
라모스가 친 이날 삼성전 홈런은 비거리 132m였다. 라이온즈파크 우중간 외야석 상단을 때린 대형 아치였다.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회 '그 멀다'는 잠실구장 중앙 펜스 너머를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간 133m 홈런과 비슷했다. 기술과 파워가 결합한 장타력을 이겨낼 투수는 없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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