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2년 묵은 LG 恨 풀어준 라모스, 잠실 타자 최다홈런도 보인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9-02 10:26


9월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4회 LG 라모스가 3점 홈런을 날렸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라모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9.01/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가 마침내 꿈을 이뤘다. 구단 역사에 홈런 30개를 때린 외인 타자의 이름을 당당히 올릴 수 있게 됐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LG는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30홈런 외인 타자를 배출하지 못한 팀이었다. 2008년 리그에 참가한 히어로즈의 경우 '박병호'라는 걸출한 홈런타자를 보유하고 있어 거포 용병이 별로 필요없었다. 그러나 LG는 입장이 달랐다. 늘 외인 홈런타자에 대한 갈증이 컸다. 성공한 타자보다 실패한 타자가 훨씬 많았다. 역대 LG 외인타자 최다홈런 기록은 2008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각각 세운 26개.

로베르토 라모스가 LG의 한을 풀어준 셈이다. 라모스는 1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회초 우중월 3점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30호 고지에 올랐다. 현 이병규 타격코치가 1999년 달성한 LG 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홈런을 날린 직후 라모스는 더그아웃에서 이 코치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며 별도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지난 6월 중순 허리 부상 이후로 한 달 넘게 '전혀 다른 타자'가 됐던 라모스는 8월 이후 '원래의 타자'로 바뀌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타율 2할7푼, 10홈런, 18타점을 쏟아냈다. 데뷔하자마자 주가를 높인 5월(0.375, 10홈런, 21타점) 수준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이다. 9월 들어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SK전에서 김세현으로부터 터뜨린 홈런은 현재 라모스의 타격감을 그대로 보여줬다. 약점이던 높은 공을 홈런으로 연결한 것. 볼카운트 2B에서 SK 김세현의 145㎞ 직구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날아들자 가볍게 방망이를 돌려 우중간 담장 너머 관중석 중단에 꽂았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박희수의 135㎞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외야 펜스를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 게임을 달성했다.

이날 현재 타율 3할(337타수 101안타), 30홈런, 67타점, 장타율 0.614, OPS 0.989, WAR 5.43을 마크중이다. 홈런에 비해 타점이 다소 처질 뿐 각 수치가 MVP를 겨룰 수 있는 수준까지 올랐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제 관심은 라모스가 40홈런을 넘길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LG 소속으로 40홈런을 친 선수는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역대로 40홈런 이상을 때린 외인 선수는 1998년 타이론 우즈(42개), 1999년 댄 로마이어(45개)와 찰스 스미스(40개) 트레이시 샌더스(40개),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45개),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48개), 에릭 테임즈(47개), 2016년 테임즈(40개), 2018년 제이미 로맥(43개), 멜 로하스 주니어(43개) 등 9명 뿐이다.

라모스는 또한 잠실을 홈으로 쓴 타자들 중 역대 최다홈런도 때릴 수 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2018년 날린 44홈런이 이 부문 최다기록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예상 홈런수는 44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LG 트윈스 역사상 30홈런을 친 두 주인공이 기념 사진을 찍었다. 1999년 30홈런을 친 이병규 타격코치와 9월 1일 시즌 30호를 때린 라모스가 나란히 30홈런을 뜻하는 손가락 3개를 펴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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