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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소형준, MVP 로하스", 주말 LG전서 굳혔다...KT의 겹경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10-05 09:14


2020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DH 2차전 경기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KT 소형준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0.03/

2020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2사 1루 KT 로하스가 투런포를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0.0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T 위즈는 지난 주말 LG 트왼스와의 홈 4연전(더블헤더 포함)을 2승2패로 마치면서 2위를 굳건히 지켰다. 상대가 2위 혹은 3위를 노리는 LG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KT는 남은 20경기에서 이변이 없는 한, 즉 장기간 연패를 당하지 않는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기정사실이다.

2015년 1군 참가 이후 6년 만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된 건 지난해 지휘봉을 잡아 2년째 내실을 기하며 전력을 키운 이강철 감독의 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특히 올시즌에는 투타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두 선수가 눈에 띈다. 정규시즌 신인왕과 MVP가 확실시되고 있는 투수 소형준과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다.

2~4일 LG와의 홈경기에서 두 선수는 신인왕과 MVP를 사실상 확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형준은 지난 3일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1승째를 따냈다. 다승 공동 8위로 이 부문 '톱10'에서 유일한 토종 투수다. 이미 고졸 신인으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KT 역대 토종 투수 최다승 기록까지 세웠다. 평균자책점은 4.11로 낮춰 3점대도 가시권이다.

올해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한 소형준이 두각을 나타낸 건 엔트리에서 한 차례 제외된 직후부터다. 지난 6월 26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⅔이닝 동안 9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하자 이 감독은 소형준을 로테이션에서 빼고 2주간 휴식을 줬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투구 밸런스와 마음가짐을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7월 11일 복귀해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로 나가 6이닝 5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올린 소형준은 이후 한 번도 5회 이전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없다. 이날 LG전까지 12경기에서 7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올리면서 7승무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1위가 소형준이다. 140㎞대 초중반의 직구와 투심,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완급조절하는 게 에이스 수준까지 올라섰다. 시즌 초반 신인왕 후보에서 2,3번째로 불렸던 그는 지금 가장 뛰어난 신인이다.

로하스는 홈런과 타점 독주 체제를 굳혔다. LG와의 4연전 동안 3홈런과 6타점을 보태 시즌 42홈런, 119타점을 기록, 두 부문 선두자리를 굳게 지켰다. 홈런 2위 로베르토 라모스(38개)에 4개차로 앞서 있다. 라모스는 발목이 좋지 않아 KT전에 나서지 못했다. 그 사이 로하스가 멀찌감치 달아난 것이다. 9월 9일 두산전에서 37홈런을 때린 뒤 19일 동안 침묵했던 로하스는 9월 29일 삼성전서 38호 홈런을 날리더니 최근 5경기에서 4홈런을 몰아치며 장타감각을 완벽히 회복했다.

타점 부문서도 2위 김현수(111개)와의 격차를 8개로 벌렸다. 홈런과 마찬가지로 2주 넘게 주춤했던 타점 페이스도 최근 7경기서 11타점을 쏟아내며 절정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KT가 20경기, LG는 18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로하스가 라모스나 김현수보다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라모스와 김현수는 시즌 막판 컨디션이 좋지 않다. 로하스는 타율(0.351)과 득점(101개), 장타율(0.682)서도 1위를 달리고 있어 타격 3관왕 이상이 유력하다.

라모스의 모든 기록은 영양가 만점이라는 점에서 MVP로 손색없다. WAR(대체선수대비승수), wRC(조정득점생산력), WPA(승리기여도) 등 세이버메트릭스에서 취급하는 세부 항목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KT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함께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배출한다면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셈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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