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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그라운드를 누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LG 트윈스 박용택이 시즌 막판 대타로 영양가 넘치는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순간 우승 헹가래를 받고 싶다"고 했던 그가 '가을야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규시즌 순위싸움이기는 하지만 챔피언을 가리는 '가을다운' 분위기를 제법 풍긴다.
박용택은 롯데 투수 서준원을 상대로 1,2구 체인지업을 볼로 고른 뒤 3구째 148㎞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 윗부분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작렬해 2루주자를 불러들였다. LG는 여세를 몰아 홍창기가 2타점 적시타를 추가해 5-1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용택은 마지막 사직구장 경기를 2루타로 장식하면서 '사직택'의 면모도 강하게 남겼다. 사직구장에서 통산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2리(478타수 154안타), 18홈런, 83타점, 77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1-3으로 뒤진 8회말 대타로 선두타자로 나가 문경찬으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며 7대3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10일 NC전에서는 0-0이던 7회말 1사 1루서 중전안타를 날리며 역시 5득점 빅이닝을 만드는데 연결 역할을 제대로 했다.
덕분에 시즌 타율은 3할1푼1리로 높아졌고, 통산안타는 2504개까지 늘어났다. 규정타석 미달이지만 2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전체 104명의 타자 가운데 타율 19위에 랭크돼 있다. 주위에서는 "은퇴 의사를 번복해도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날 경기 후 박용택은 "타석에 들어가면서 (롯데 포수)김준태한테 '형이 사직 마지막 타석이야'라는 말을 했다. 마지막 안타 공도 하나 챙겼다"며 "은퇴 시즌인데 여러가지 잊지못할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마지막 홈경기날 순위가 정해지고 시즌 마지막 경기는 풀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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