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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 후반기는 '송명기 타임', 성적+육성 다 잡은 NC 마운드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10-21 09:47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열렸다. 1회말 NC 송명기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10.20/

[광주=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NC 다이노스 전반기에 구창모(23)가 있었다면, 후반기는 송명기(20)가 있다. 쉽지 않은 선발 발굴을 1위 NC는 척척 해냈다.

우승을 앞둔 NC의 원동력 중 하나는 탄탄해진 뎁스다. 올 시즌 야수 뿐 아니라, 투수 쪽에서도 유망주들이 급성장했다. 그 중 우완 투수 송명기는 프로 데뷔 2년 만에 확실한 1군 투수로 올라섰다. 시즌 중반 NC의 선발진 구상이 무너졌지만, 송명기 김영규 등 젊은 투수들이 호투하면서 빈자리를 확실히 메웠다. 후반기 상승세를 이들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NC는 위기에 강했다. 전반기에만 9승을 쓸어 담았던 에이스 구창모가 전완부 부상으로 이탈했다. 아직 1군에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베테랑 이재학도 부진으로 빠졌다. 어려운 상황에서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송명기는 복덩이로 떠올랐다. 선발 전환 후 11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구원 등판 성적을 합치면, 8승3패, 평균자책점 3.81. 아직 10승 달성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장충고를 졸업한 송명기는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고 데뷔했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며, 신인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데뷔 첫해 1군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2경기에서 3이닝 3실점에 그쳤다.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올해 시작은 불펜 투수였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첫 2경기 등판에서 부진하면서 퓨처스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6월 엔트리에 복귀해 약해진 불펜에 힘을 보탰다. 그러다 지난 8월 21일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재학의 엔트리 말소로 선발 자리가 비었다. 이동욱 NC 감독은 "본인이 선발을 원하기도 했다. 원래 내년부터 선발로 쓸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빨라졌다"고 말했다.

'5이닝' 정도만 버텨도 성공인데, 송명기는 늘 제 역할을 해냈다. 선발 등판한 11경기 중 9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승부가 되는 경기를 만들어졌고, 승리 기회도 따랐다. 10월 4경기 승리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만 20세 이하 투수가 5전승을 거둔 건 역대 5번째 진기록이다. 2006년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두 차례 5전승을 거둔 바 있고, 송명기가 14년 만에 뒤를 이었다.

2년차 투수 답게 패스트볼 위주의 승부를 즐긴다. 팔 각도를 내리면서 직구의 각도가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워졌다. 송명기는 "올 시즌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방향성에 집중했다. 작년보다 팔 위치가 낮아졌고, 일찍 운동을 시작하면서 루틴을 만들었다. 그런 것에 집중했다. 팔을 내리면서 투심성 직구가 된 것 같다"면서 "2군에서 선발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드렸었고, 불펜으로 뛰다가 자리가 나서 최선을 다한 것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두 보직에서 모두 많이 던지면서 느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도 8승이라는 결과가 뿌듯하다. 송명기는 "내가 팀에 도움이 됐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우승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10승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고의 기회가 왔다. 하지만 송명기는 "욕심 부리면 안 좋아질 것 같다. 지금의 승수는 상상도 안 했다. 지금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광주=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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