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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양준혁-김동주 이어 3번째" 은퇴 김태균의 가치, 통산 기록 3-4-5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10-22 10:01 | 최종수정 2020-10-22 11:11


한화 김태균.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레그킥 없이 발 끝을 세우는 특유의 타법. 싱글싱글 웃는 얼굴. 팀내 최고참임에도 벤치의 에너지를 더하는 열정.

한화 이글스 김태균(38)이 은퇴를 선언했다. KBO리그 18시즌 통산 3할 타율, 4할 출루율, 5할 장타율의 빛나는 기록을 뒤로 하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태균은 이대호와 더불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오른손 타자로 군림했다. 흔히 '거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지만, 정교함과 선구안에 더 강점을 가진 선수다. 전성기 시절에는 완벽한 타격기술로 많은 홈런까지 만들어냈을 뿐. 때문에 흔히 정교함과 누적 기록의 끝판왕인 양준혁의 오른손 타자 버전으로도 비견되곤 한다.

흔히 수준급 타자를 평가하는 지표로 '3-4-5'가 있다.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을 넘기면 정확도와 선구안, 장타력을 두루 갖춘 만능 타자임을 기록으로 증명하는 셈.

그런데 김태균은 통산 기록이 3-4-5다. 통산 타율 3할2푼, 출루율 4할2푼1리, 장타율도 5할1푼6리에 달한다. 은퇴 시점에 통산 3-4-5를 기록한 선수는 KBO리그 39년 역사에 양준혁과 김동주, 단 2명 밖에 없다(외국인 선수 제외). 여기에 김태균이 3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로선 그 뒤를 잇는 선수는 '4년 100억'의 가치를 실현한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꼽힌다. 최형우는 15시즌 통산 타율 3할2푼 출루율 4할7리 장타율 5할5푼2리를 기록중이다. 김현수(두산 베어스) 역시 후보가 될만하다. 13시즌 통산 타율 3할2푼2리 출루율 4할3리 장타율 4할9푼5리로 아직 조건을 채우진 못했다. 선후배들의 면면을 돌아봐도 김태균의 위대함을 새삼 알 수 있다.


통산 3-4-5를 기록한 채 은퇴한 김동주(왼쪽)와 양준혁(가운데). 36세의 최형우는 아직 3-4-5를 유지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김태균의 타격폼은 독특하다. 김태균은 왼발 엄지발가락을 축으로 순간 하체(골반)를 강하게 회전시켜 그 힘으로 공을 날려보낸다. 레그킥을 하지 않아 장타력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지만, 상체가 흔들리지 않아 선구안에서는 이득을 본다. 특히 변화구에 대응하는 능력이 좋다. 김태균의 통산 출루율을 만든 힘이다.

이는 소속팀을 가리지 않고 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지난 7월 김태균에게 이 타법을 자세하게 전수받은 문상철(KT 위즈)은 KT의 신예 거포로 이름을 떨쳤다. '선구안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홍창기의 비밀 역시 이 타격폼에 있다. 홍창기는 올시즌 출루율 4할7리로 리그 6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 후배 노시환은 말 그대로 김태균의 '직속 후계자'다. 힘은 좋지만 공을 맞추는 정확도에 약점이 있었던 노시환은 스프링캠프부터 김태균의 자세한 노하우를 전수받은 결과 올해 팀내 홈런 1위(12개) 타자로 우뚝 섰다.

김태균은 21일 은퇴를 선언했다. 이날 그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감사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22일에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김태균은 2001년 데뷔 이래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 시절을 제외한 18시즌 동안 한화에서만 뛰며 통산 2014경기애서 2209안타(역대 3위) 311홈런(11위) 1358타점(3위) 1141볼넷(2위)의 눈부신 기록을 남겼다. 통산 골든글러브 3회, 타격왕과 홈런왕을 한차례씩 수상했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여해 각각 4강과 준우승을 일궈냈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화 김태균. 스포츠조선DB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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