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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김태균이 은퇴한 날, 한화 이글스가 6년만의 최하위를 확정지었다. 한화의 지난 20년을 책임진 레전드의 퇴장과 더불어 한층 입맛이 씁쓸해지는 하루다.
2020년은 한화에겐 너무 잔인한 한 해였다. 개막 전부터 사실상 최하위 싸움을 할 전력으로 꼽혔고, 결과도 결국 그렇게 됐다. 재계약한 외국인 선수 3인방 워윅 서폴드, 채드벨, 제라드 호잉이 2주간의 자가격리를 소화하며 코로나19 여파를 제대로 맞았다. 호잉은 부진을 거듭한 끝에 일찌감치 방출됐고, 채드벨은 거듭된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내내 고전했다. 서폴드 역시 지난해 같은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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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가득한 시즌이지만, 희망도 봤다. 일찌감치 가을야구와는 멀어졌지만, 유망주들이 충분한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1홈런에 그쳤던 노시환은 올시즌 12개를 쏘아올리며 '김태균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유격수 박정현을 발굴했고, 임종찬 최인호 박상언 조한민 등 어린 야수들이 예년보다 많은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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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 강재민과 윤대경으로 대표되는 '젊은 불펜'은 한화에겐 올해의 발견이라 부를만 하다. 마무리 정우람의 예년같지 않은 부진에도, 한화의 올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줄곧 리그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불펜 투수 개개인의 피로도도 높지 않다. 송윤준이 왼손 불펜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돌아온 서균도 7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중이다.
김태균과 작별한 한화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아직 구단 대표이사와 차기 시즌 사령탑을 확정짓지 못한 만큼, 아직 한화의 내년은 물음표다. 가을야구를 노크하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겨울 스토브리그를 알차게 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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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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