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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KBO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던 젊은 선수가 10년 만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 자리에 올랐다. 전임 이대호(롯데)가 물러나고 양의지(NC)가 새 회장에 선출돼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2010년 KBO 시상식. 롯데 이대호가 정규시즌 타격 7관왕(도루 제외한 전 부문)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MVP에 뽑혔다. 그 옆에는 신인왕 트로피를 든 두산 포수 양의지가 수줍게 웃고 있었다. 리그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신인으로 한 무대에 섰던 두 사람. 공교롭게도 10년 후 불명예 퇴진과 영광된 취임이라는 상반된 위치에 마주 섰다.
영광스러워야 할 자리가 기피 대상이 됐다. 9대 이호준 회장이 메리트 요구 문제에 책임을 지고 2017년 중도 사퇴했다. 2년 공석 후 등 떠밀려 회장 자리에 앉은 이대호도 판공비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선수협 설립에 큰 힘이 됐던 야구팬의 마음도 돌아섰다.
11대 회장으로 선출된 양의지의 어깨가 무겁다. 올 시즌 선수로서 최고의 해를 보낸 양의지다. NC의 주장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야구를 통해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은 양의지가 이젠 동료 후배들을 위해 나설 때다. 잘못된 걸 바로잡아 선수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야구팬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선수협 회장, 성공한 선수이자 존경받는 선배로 기억되는 KBO의 '필수 코스'가 됐으면 좋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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