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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부상 경력이 있는 30대 중반 투수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차우찬은 2016년 12월 4년 95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보장 금액만 95억원이라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당시 시장 가치 이상의 조건에 놀랍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LG에서 4년간 99경기에 등판해 40승30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첫 3년 동안에는 거의 풀타임을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 3경기서 평균자책점 1.86으로 호투했으니 몸값을 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 부상에 시달리며 1군 일정의 절반 이상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냈다.
차우찬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LG가 걱정하는 것은 역시 부상 위험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10일 "우찬이는 아직 쉬고 있다. 쉬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조금 있으면 재활 프로그램 들어갈 것 같다"며 "건강이 우선인 만큼 크게 아픈 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팀에 필요한 존재지만, 협상에서 나이와 부상 위험도에 따른 마이너스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올해 연봉 10억원을 받은 차우찬은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B등급 보상을 적용받는다. 차우찬을 타구단이 영입할 경우 선수 1명과 10억원, 또는 20억원을 보상해야 한다. 재정이 악화된 구단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차우찬이 팀을 옮기기는 쉽지 않다.
LG는 지난해와 올시즌 선발진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호 김윤식 남 호 등 선발 영건들이 주목을 받았고, 베테랑 임찬규와 정찬헌이 선발 자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2명을 보태면 남부럽지 않은 로테이션을 구성할 수 있다. 차우찬으로선 LG와 재계약하다고 해도 선발 경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건강한 몸 상태를 확보해야 한다. 계약기간도 '건강'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다. FA 협상에서 쟁점인 사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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