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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언제나 우승을 말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미국으로 떠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제외하면, 2006 한국시리즈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던 마지막 선수가 바로 김태균과 안영명이다. 이후 한화는 한국시리즈는 커녕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2007년 플레이오프, 2018년 준플레이오프가 가을야구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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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베로 감독의 이력도 독특하다. 앞서 KBO리그에 찾은 외국인 감독들은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오랫동안 뛰었거나, 감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반면 수베로 감독은 선수 시절 이렇다할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이후에도 15년간 마이너리그 사령탑으로 일했다. 밀워키 주루코치로 4년간 일한게 빅리그 경력의 전부다. 한화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육성'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인선이다.
그는 "선입견 없이 선수들을 바라보겠다"고 약속했다. 바야흐로 무한경쟁에 접어들 한화 선수단에겐 반가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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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선발진은 닉 킹엄, 라이언 카펜터, 김민우, 장시환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김범수와 김진욱, 김이환 등이 5선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39억 팔' 마무리 정우람조차 후배들의 도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강재민과 윤대경의 기세가 무섭다. 김진영 김종수 역시 지난해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노시환 하주석 정은원 라이온 힐리로 구성될 내야 역시 박정현을 중심으로 한 신예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외야의 경우 노수광을 제외하면 정해진 주전조차 없는 상황.
2021년 한화는 환골탈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1999년, 2006년 같은 호성적을 꿈꾸긴 어렵다. 가을야구조차 지금 눈앞의 목표는 아니다.
'가을야구 보증수표' 같았던 다른 외국인 감독들과 수베로 감독의 차이다. 그는 앞으로 3년간 먼 미래를 바라보며 차곡차곡 한화의 전력을 만들어갈 농부다.
영광의 시대를 함께한 독수리들은 더이상 없다. 이제 치열한 경쟁 속 수베로 감독이 쌓아올릴 '채움'의 시간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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