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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부터 본즈까지' 홈런 전설의 죽음을 애도하는 미국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1-01-23 14:06


애틀랜타의 행크 애런 추모 열기.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1999년 애틀랜타 홈 구장을 방문한 행크 애런(오른쪽)과 아내.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를 넘어 미국 전체가 고인이 된 홈런왕의 명복을 빌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과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공개 추모 메시지를 남겨 행크 애런을 추억했다.

애런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에서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종 차별을 극복하고 니그로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애런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 중 한명이다. 흑인 선수에 대한 반감이 크던 시절, 많은 위협과 살해 협박을 견디며 뛴 그는 메이저리그 홈런 역사를 다시 썼다. 브레이브스 레전드로 애틀랜타의 상징적인 존재인 그는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을 깨고, 755개의 홈런으로 통산 1위에 올라섰다. 2007년 배리 본즈가 다시 애런의 기록을 깰 때까지 31년동안 최다 홈런 기록은 그의 몫이었다. 본즈는 약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한 홈런왕'으로 애런을 꼽는 이들이 많다. 은퇴 후에도 흑인들의 인권을 위한 사회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온 애런은 유색인종들의 희망이자, 흑인들의 영웅이었다. 'AP'는 SNS, 성명 발표를 통한 유명인들의 추모 메시지를 한데 모아 보도했다.

"행크는 야구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의 실력은 전세계 미국인들과 팬들에게 의미있는 모범을 보였다. 그의 경력은 성실한 사람이 역사에 길이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빛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행크 애런이 뛰는 것을 봤을 때, 나는 내가 특별한 사람을 보고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순히 위대한 선수가 아니다. 그가 베이스를 돌 때마다 기록 뿐만이 아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했다. 그는 백인우월주의, 살해 위협, 협박 편지 등에서도 용감한 힘을 발휘했다. 그는 우리가 국민으로서, 국가로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존재다. 미국의 영웅 행크 애런의 명복을 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신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모든 것에 감사하다. 우리 아프리카계 미국인 야구선수들에게 모범이 되어줬고, 고난을 헤쳐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와 다른 아이들은 당신이라는 롤모델을 가질 수 있었고, 나는 꿈꾸지도 못했던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배리 본즈)

"나와 아내는 우리의 소중한 친구 애런의 죽음을 슬퍼하고있다. 역대 최고의 야구 선수 중 한명인 그는 우리의 영웅이었다. 인종의 장벽을 깬 그의 놀라운 유산은 앞으로도 수 많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겸손하고 성실했던 행크는 늘 죽음을 위협받았고, 인종 차별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들은 행크를 변화시켰지만, 그를 막지는 못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전 홈런왕은 그의 왕좌를 물려받지 못했다. 그는 가난하게 자랐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되기 위해 뛰었지만 인종 차별에 직면했다. 하지만 그는 증오심이 스스로를 갉아먹게 두지 않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경기장 안에서와 밖에서. 23번의 놀라운 시즌을 보낸 행크 애런은 모든 의미에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만 했다. 수 세대에 걸친 선수들은 행크 애런의 결단력, 용기, 재능, 용감함의 길을 걸었고 앞으로도 걸을 것이다" (토니 클라크 선수노조 이사)

"행크 애런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끼쳤다. 아버지의 친구였던 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최고의 신사였고, 가장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남자가 되는 법과 자랑스러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되는 법을 알려줬다. 그는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줬고, 내가 감독이 될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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