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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좌완 불펜 임현준.
오른손 타자와의 승부를 위해서 준비해온 비장의 무기 체인지업도 좌타자에게 꺼내쓸 참이다.
"1이닝도 좋지만 왼손타자를 먼저 막는 게 저의 주 목적이니까요. 굳이 오른손 타자 뿐 아니라 왼손 타자에게도 던지려고 합니다."
그는 지난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왼손 타자 상대,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수치가 현실을 일깨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1년 새 0.195에서 0.279로 움찔 높아졌다.
"그게 바로 제 역할인거 잖아요. 상대의 분석도 있었겠지만, 제 스스로 어딘가 모르게 쫓겼다고 해야할까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 뭔가 좀 초반에 잘 안 풀렸던 거 같습니다."
너무 많은 최선도 때론 독이 된다. 그래서 무심은 최상의 경지다. 지난 시즌 시행착오가 해법을 안겼다.
"후반기에 다행히 괜찮아졌어요.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마음가짐이었더라고요. 마음이 바뀌었고, 시즌 막판 나쁘지 않았던 흐름 대로 겨우내 열심히 했습니다."
삼성은 좌완 불펜진이 풍족한 편은 아니다.
임현준과 노성호, 이상민 셋으로 시즌을 꾸려야 한다. 가장 경험 많고 안정감 있는 임현준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감독, 코치님께서 제게 기회를 많이 주시고, 저에 대한 기대도 분명히 가지고 계셨을텐데 작년에 보답을 잘 못한 것 같아요. 올해는 보답하기 위해 후회 없이 열심해 했습니다. 자신도 있고요."
국내 캠프 덕분에 퇴근 후 지난해 가을에 태어난 첫 딸 지유 돌보기에 한창인 초보 아빠 임현준. "아기 목욕 시키러 가야 한다"는 그에게서 여러 의미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기대해도 좋을 새 시즌의 출발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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