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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이용찬-두산 평행선 협상, 재활 선수의 FA 신청이 원인?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1-02-17 10:55 | 최종수정 2021-02-17 11:30


이용찬.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제 남아있는 FA는 이용찬 한명 뿐이다.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의 협상은 아직 평행선. 팽팽한 협상의 근본 원인은 재활 선수라는 신분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16일 베테랑 투수 유희관과 FA 계약을 마쳤다. 직접 팀 캠프가 열리는 이천 두산베어스파크로 찾아간 유희관은 1년 보장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스프링캠프가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아직도 FA 협상을 진행 중인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유희관, 이용찬과 긴 논의를 이어왔고, 그중 유희관이 먼저 사인을 마치면서 이제 이용찬과의 협상만 남아있다.

두산과 유희관 양 측은 서로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계약이 늦어지고는 있지만, 큰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간단 명료하다. 구단이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은 제한적이고, 그 이상의 조건을 부르기에는 시장 상황과 팀 사정이 여의치 않다. 반대로 선수는 해당 조건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두산 구단 협상 담당자와 이용찬의 에이전트는 벌써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전화 통화 등을 통한 연락까지 포함하면 수 차례 서로의 입장을 주고 받았다. 물론 구체적인 조건 제시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렸고, 두산은 설 연휴를 앞두고서야 이전보다 진전이 있는 내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용찬 측에서는 '급할 것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해석하자면 현재 시점에서 구단의 제시액과 세부 사항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보여진다.

물론 이용찬은 당장 캠프에 합류해야 하는 선수가 아니고, 본인 스케줄대로 컨디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무조건 빠른 계약이 능사는 아니다. 설령 당장 사인을 한다고 해도 재활 스케줄상 개막 초반 복귀는 힘들다.

그러나 협상이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다. 단 하나 분명한 사실은 양 측의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면에는 재활 선수의 FA 신청이라는 근원적인 시각 차이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은 이용찬대로 많은 고민 끝에 FA를 신청했으나 이적 시장이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물론 이용찬 측은 처음부터 불리함까지 감수하고, 몸 상태를 증명할 수 있는 어떤 것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타 팀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없는 상황에서 두산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구단 역시 굳이 조건을 상향할 이유가 없어졌다. 두산 구단 관계자들은 모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아직 재활이 끝나지 않은 선수가 FA를 신청을 한 것에 대한 당혹감도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용찬은 그동안 두산에서 선발, 마무리로 꾸준한 기여를 해왔기 때문에 더 나은 대우를 주장할 수 있다. 다만 유독 투수 FA에 박한 이번 이적 시장 분위기와 더불어 여러 주전 선수들이 한꺼번에 FA 자격을 얻으면서 복잡했던 두산의 내부 사정이 맞물리며 더더욱 불리해졌다.

양 측은 이번주에도 협상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겠다고 하지만, 솔직히 협상이 더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다. 양 측의 자존심 싸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활 선수의 FA라는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이제는 슬기로운 협상 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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