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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양키스에 7대3으로 승리한 뒤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해 "그는 엄청났다. 여태까지 본 최고의 류현진이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요리했고 모든 구종이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벤치에서도 그가 다음 무슨 공을 던질 지 알 수 없었다. 몸쪽 커터, 바깥쪽 체인지업. 대단했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류현진이 올해 사이영상을 노린다면 몬토요 감독이 칭찬한대로 안정된 제구와 다채로운 볼배합을 무기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평균자책점 부문서 두각을 나타내는 수밖에 없다. 100마일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지도, 폭발적인 탈삼진을 자랑하는 투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이영상 투표권을 지닌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들은 평균자책점이 비슷하다면 탈삼진과 투구이닝에 큰 점수를 준다.
BBWAA의 이런 성향은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해 류현진은 14승5패에 평균자책점 2.32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음에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에 밀렸다. 기자단 30명 중 29명이 디그롬에게 1위표를 줬다. 디그롬은 11승8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승수와 평균자책점서 류현진에 뒤졌지만, 탈삼진(255개)과 투구이닝(204)이 압도적이었다.
이들에 대한 류현진의 경쟁력은 역시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한 항목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 자료를 들여다 봤다.
이번 시즌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0.2마일로 콜(97마일), 글래스노우(97.3마일), 비버(93마일), 지올리토(93,4마일)에 한참 뒤지지만, 타구 속도와 잘맞은 타구 비율은 이들을 앞선다.
류현진이 내준 타구의 평균 속도는 86.3마일, 95마일 이상의 속도를 나타낸 잘맞은 타구 비율은 32.7%다. 두 수치가 콜(92.8마일, 44.7%), 글래스노우(87마일, 36.1%), 비버(89.8마일, 37.5%), 지올리토(87.9마일, 35.1%)보다 좋다. 타자 입장에서 류현진의 공을 스윗스팟, 즉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히기 힘들다는 뜻이다.
타구속도와 발사각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타구, 즉 배럴(barrels) 비율은 콜 1.4%, 글래스노우 1.5%, 류현진 2.7%, 비버(3.6%), 지올리토 4.4%다. 류현진은 분석 대상 투수 117명 중 이 부문 30위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모두 능수능란하게 던지는 류현진의 코너워크와 다채로운 볼배합에 타자들이 배팅 타이밍을 좀처럼 맞추기 힘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받기 위해선 첫째도 제구, 둘째도 제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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