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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한화전 스윕패→579일만의 단독 꼴찌' 롯데, 마운드+타격 '총체적 난국'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5-02 17:38 | 최종수정 2021-05-03 05:31


롯데 허문회 감독.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단독 꼴찌가 됐다. 2019년 10월 1일 이후 579일, 올시즌 개막 29일만이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전에서 5대4, 1점차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10승15패를 기록, 한화(11승14패)에 뒤진 단독 최하위.

롯데는 최근 4연패, 지난주 6경기 1승5패를 기록했다. 이대호의 FA 계약과 더불어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꾸던 것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스타트다. 특히 최하위를 맴돌던 한화에게 홈 3연전을 스윕당한 것은 충격 그 자체다. 한화가 사직 3연전을 스윕한 것은 2008년 5월 이후 13년만이다.

'꼴찌' 롯데의 현 상황은 총체적 난국. 타선도 마운드도 시원치 않다.

타선에서는 손아섭의 부진이 심각하다. 손아섭은 개막 이래 2번으로 고정 출전 중이지만, 홈런하나 없이 OPS(출루율+장타율) 0.606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악의 장타율(0.275)은 심각하다. 이대호를 비롯한 베테랑들이 나름 몫을 해내고 있지만, 이들 역시 과거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사령탑의 개선 시도는 아쉽다. 리드오프에 주로 기용되는 안치홍부터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정 훈까지, 베테랑들로만 구성된 상위 타순은 대부분 고정 출격한다. 세대교체는 난망할 지경. 한동희(OPS 0.923)를 제외하면 고정적인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신예들의 성장세는 지지부진하다. 자랑하던 팀 타율(4위), 팀 OPS(5위) 역시 중위권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롯데 손아섭.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마운드는 참담할 정도다. 선발 평균자책점 5.36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 불펜도 5.31로 8위.

선발진에서 자기 몫을 해주는 선수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2승2패, ERA 2.73)가 유일하다. 2선발 앤더슨 프랑코는 아직 믿음을 주진 못한다. 박세웅은 '토종 에이스'라기엔 안정감이 턱없이 부족하다.


4~5선발 상황은 더 문제다. 시즌 전만 해도 이승헌 노경은 서준원의 경쟁 체제에 신인 김진욱이 떠오르면서 배부른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김진욱은 3경기에 선발등판, 평균자책점 10.54로 부진했다. 이승헌도 1일 3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진 뒤 허문회 감독으로부터 "시즌 전 준비를 잘 못한 것 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는 두 선수 모두 2군으로 내려간 상황.

불펜도 초토화. 김대우와 최준용이 선전하고 있지만, 기존 필승조였던 구승민과 박진형은 승부처는 커녕 추격조로 기용하기도 힘들 만큼 무너졌다. 그 뒤를 받칠 이인복 오현택도 부진하긴 마찬가지. 하지만 허 감독은 "현재가 최선이다. 더 좋은 선수가 있었다면 캠프 때 보고받았을 것"이라며 초지일관이다. 1년 불펜 운영 방침이 사실상 시즌초에 이미 결정돼있는 셈.

마무리 김원중은 9경기 평균자책점 0.92로 컨디션이 좋지만, 4월 25일 KT 위즈 전에서 갑작스런 벤치의 자동 고의4구 지시에 흔들린 후 올시즌 첫 블론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 선수단이 2일 한화 전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총체적 난국에 빠진 롯데는 이날 패배로 최근 4연패를 기록, 2019년 10월 이후 578일만의 단독 꼴찌로 추락했다. 한화와의 사직 3연전 스윕패 또한 2008년 5월 이후 13년만이다. 사진=연합뉴스
무분별한 야수의 등판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야수의 등판은 고육지책, 사실상 경기 포기 선언이다. 혈전 끝에 정말 투수가 없거나, 팬서비스 등 1년에 1번 정도 나오는 상황.

하지만 허문회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벌써 5명의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 5이닝을 소화했다. KBO 역사상 첫 3인 야수 등판, 1982년 김성한 이후 첫 '등판 다음날 홈런', 사상 첫 '야수 삼진' 등의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야수들의 부상 우려는 차치하고라도 여러번 반복되니 직관하는 팬들은 기분좋을 리 없다.

선수 기용논란 불씨도 여전하다. 허 감독은 "나 혼자 판단하는 게 아니다. 항상 담당 코치와 상의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잘 풀리면 합리적인 팀 운영이 되지만, 지금처럼 부진할 경우 오히려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초보 감독'이란 수식어도 떨어진 2년차, 허문회 감독의 2021시즌은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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