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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방향성'이 맞은 뒤 거둔 첫 승. 성민규 단장의 구상이 본격적으로 그라운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허문회 감독의 경질 사유는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됐다'였다.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의 갈등이 심해졌고, 구단은 성민규 단장의 손을 들어줬다.
허문회 감독이 나간 뒤 성민규 단장이 생각했던 구상은 하나씩 시작됐다. 첫 경기를 치른 뒤 그동안 올라오지 않았던 포수 지시완과 신인 나승엽이 콜업됐다.
야심차게 준비된 성민규 단장의 카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3경기 출장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콜업 전까지 5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허문회 감독은 "공격은 좋다. 그러나 수비가 안 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시완 기용을 둘러싼 갈등은 시작에 불과했다. 퓨처스 선수의 콜업 등 선수 기용 및 운영 등에서 크고 작은 오해와 갈등이 생겼고, 결국 감독과 단장의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다.
내부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문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서 성민규 단장의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성민규 단장은 의미심장한 SNS 글 게시를 통해서 여론몰이를 하곤 했다.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 끈 고쳐맨 것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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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구단들이 신인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최대어로 꼽혔던 나승엽은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외야 수비 및 타격 재정비 등 퓨처스리그에서 시간을 가졌다.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본격 '허문회 색깔 지우기'에 돌입했다.
서튼 감독 2일 차 '단장의 선택'을 받은 선수가 나란히 1군에 올라왔다. 13일에는 승리의 주역이 됐다. 4-4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 나승엽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지성준도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의 진루타로 앞서 나갔다. 롯데는 5대4 승리와 함께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유통 라이벌' SSG 랜더스에게 싹쓸이 패배 직전에서 간신히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서튼 감독은 "방향성 잘 설정해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성민규 단장이 내세운 프로세스가 서튼 감독과 함께 전면으로 나서게 됐다. 이제 실패는 곧 책임으로 돌아간다. 진짜 '단장의 시간'이 시작됐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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