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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정말 귀신에 홀린 것 같은 순간이었다. 난 (한유섬을)따라가면 안되는데 따라갔고, 추신수 선배는 뛰면 안되는데 홈으로 뛰었고, (손호영은)홈에 던져야하는데 안 던졌다."
이때 포수 유강남이 의아한 선택을 했다. 문보경으로부터 공을 이어받아 추신수를 3루로 몰고 간 뒤, 이미 아웃된 '유령 주자' 한유섬을 따라간 것. 이어 추신수가 홈쪽으로 움직이자 3루에 있던 손호영에게 골을 던졌고, 추신수는 '홀린듯' 홈으로 천천히 뛰었다. 손호영은 '공을 달라'는 고우석의 외침에서 멍하니 추신수의 등만 바라봤고, 홈을 밟은 추신수는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LG는 SSG 랜더스와의 3연전을 모두 패하며 4연패의 늪에 빠졌다. 26일 롯데 자이언츠 전을 앞두고 만난 류지현 감독은 "아무래도 금요일 경기의 분위기가 주말까지 이어진 것 같다. 다행히 (백신 휴가까지)이틀을 쉬면서 선수들이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아마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혼란이 오면서 착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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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40년 사에 처음 나올 법한 일이 하필 나한테 일어났다. 추신수 선배도 귀신에 홀린 것처럼 홈으로 '천천히' 뛰지 않았나. 내 실수였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참 복잡한 상황이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유강남은 "SNS DM(다이렉트 메시지)이 많이 왔다. 우리팀 팬, 내 팬들이 보낸 것 아닌가. 부모님이 많이 속상해하셨다"고 뒤늦게 토로했다.
"연패를 끊은 안타를 친게 나라는 게 오늘은 가장 기쁘다. 정말 기분좋다. 이제 그날을 잊고 앞으로의 시즌에 집중하고 싶다. 앞으로도 우리 팀의 승리에 많이 기여하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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