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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에서 K는 어떻게 가장 파괴적인 글자가 됐나(How the K became the most destructive letter in MLB)'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삼진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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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워싱턴 내셔널스 라이언 짐머맨은 "요즘 투수들은 훨씬 강하게 던진다"면서도 "난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빠른 공을 칠 수 있는 타자다. 85마일이든 100마일이든 상관없다. 볼카운트가 3B, 3B1S, 2B처럼 유리할 때 직구를 노리고 가운데 들어오면 누구든 치기 쉽다. 스피드가 중요한 건 아니다"며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ESPN 분석과 짐머맨, 매든 감독의 의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올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에겐 더욱 그렇다. 양현종은 지난 26일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3⅓이닝 동안 5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홈런을 2개나 맞는 등 최악의 투구였다.
경기 후 양현종은 "공에 힘이 없었고 밋밋하게 들어가 정타가 많았다"고 했다. 양현종의 직구 평균 구속은 89.7마일인데, 이날은 89.3마일에 그쳤다. 1회 저스틴 업튼에게 몸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중월 솔로홈런, 2회에는 재러드 월시에게 체인지업이 덜 떨어지면서 우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4회에는 안타와 볼넷을 연속 내준 뒤 1사후 교체됐다. 양현종 스스로 진단했 듯, 직구 스피드와 제구가 문제였다.
직구는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치기 어렵고, 한복판보다는 구석을 찌르는 공이 배트 중심을 피한다. 매든 감독의 말대로 다양한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으면서 직구 제구를 갖춰야 타자를 이길 수 있다. 이는 빅리그 선배 류현진과 김광현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일이다. 이들 역시 올시즌 직구 구속은 평균 90마일이 채 안된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이 89.5마일, 김광현이 89마일이다. 올해 50개 이상의 공을 던진 투수 503명 가운데 포심 직구 스피드 순위에서 양현종이 466위, 류현진이 470위, 김광현이 478위다. 스피드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이다.
류현진은 직구,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고루 구사하는 반면 김광현은 직구와 체인지업 비율이 80%에 가깝다. 양현종은 직구-체인지업-슬라이더, 스리피치 스타일이다.
양현종이 내준 타구속도는 88.8마일로 메이저리그 평균(88.9마일)과 비슷지만, 배럴(barrel) 즉 타구속도와 발사각이 이상적으로 조합된 잘 맞은 타구의 비율은 13.5%로 전체 평균(8.2%)을 크게 웃돈다. 최근 들어 실투가 많아졌다는 게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류현진(8.5%)과 김광현(10.4%)의 배럴도 메이저리그 정상급과 거리가 있다. 97~100마일 직구를 던지는 제이콥 디그롬, 게릿 콜, 타일러 글래스노우처럼 탈삼진에 능한 투수가 아니라면 실투를 더욱 조심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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