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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프로 8년차 투수 윤대경(27·한화 이글스)에게 1일 대전 KIA전은 잊을 수 없는 승부가 될 만하다.
윤대경은 "정신이 없었다"고 첫 이닝을 돌아봤다. 1회부터 최원준 김태진에 연속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3루 위기에 몰린 윤대경은 이후 프레스턴 터커와 이정훈을 각각 삼진처리하고, 황대인의 직선타를 유격수 하주석이 잘 처리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경기 초반 긴장한 듯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지 못했던 윤대경은 "경기 초반엔 정신이 없어 레퍼토리를 바꿀 생각도 못했다. 포수인 (최)재훈이형 사인만 보고 따라갔다"고 털어놓았다.
1회 위기를 넘긴 윤대경은 2회 또다시 위기를 넘겼고, 3회엔 공 6개로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날 계획했던 50개의 투구수에 딱 한 개가 모자랐다. 윤대경은 1회초 상황을 두고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초반에 실점하고 팀이 어려운 방향으로 가는 패턴을 반복할 것 같더라. '큰일났다' 싶었는데 터커를 삼진 처리한 뒤 긴장이 풀리게 된 것 같다. 황대인은 커브로 카운트를 잡아가려고 했는데, 마치 노린듯 공을 쳤다. '아차' 싶었는데 다행히 직선타가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1, 2회가 너무 힘들었는데, 3회를 마치고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팀에서 3이닝 최소 실점 목표로 오프너 기회를 줬는데, 다행히 그 목적에 맞게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KIA전을 앞두고 "윤대경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선발 전환) 고려는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KIA전을 마친 뒤 수베로 감독은 오는 6일 창원 NC전에서 윤대경을 다시 선발 등판시키기로 가닥을 잡았다. 윤대경은 "내가 아직 승리 욕심을 낼 단계는 아니다. 걸음마도 안한 아기가 뛰려고 하면 안된다"면서도 "오늘처럼 최소 실점을 하고 끌려가지 않는 경기 양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러다 보면 5회까지 던지고 승리도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그는 "아직까지 선발 보직에 욕심을 내본 적은 없다. 선발 투수가 야구의 꽃이고 멋있어 보이긴 하지만, 나는 불펜이 적합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선발 기회를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가슴 한켠의 욕심을 드러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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